간호협회, 광복 81주년 맞아 '독립운동가 간호사' 대국민 캠페인
가운 입고 병원 네트워크 활용…만세운동·독립군 지원도
일제강점기 여성의 독립운동은 그동안 남성 독립운동가를 돕는 보조적 역할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00여년 전 일제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 독립운동의 최전선에 뛰어든 간호사들은 전문성과 직업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독립운동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광복 81주년을 맞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주체적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을 재조명하는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4일 밝혔다. 독립운동사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간호사들의 구체적인 활동을 알리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당시 간호사는 신학문과 근대 의료기술을 교육받은 대표적인 전문직 여성이었다. 이들은 병원과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공간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밀문서와 군자금을 운반하고 독립운동가를 보호하는 등 다양한 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했다.
특히 간호사라는 직업적 특수성이 독립운동의 통로가 됐다. 간호사 가운이나 의료용품, 약품 상자 등은 일제 경찰의 감시를 상대적으로 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됐고, 이를 이용해 독립선언서와 비밀문서, 군자금 등을 은밀하게 전달했다.
외국 선교사들이 운영하던 병원도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활용됐다. 일부 병원에서는 일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수배 중인 독립운동가를 환자로 위장해 치료하거나 피신을 돕는 활동이 이뤄졌다. 병원이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을 넘어 독립운동가를 보호하고 정보를 연결하는 비밀 거점 역할까지 한 셈이다.
간호사들이 직접 조직을 만들고 만세운동을 주도한 사례도 있다. 박자혜 지사는 조선총독부의원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간우회를 결성해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이후 중국으로 망명한 뒤에도 의열단의 활동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해외에서도 간호사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이애시 선생은 만주 신흥무관학교 의무처에서 간호장으로 활동하며 독립군과 부상자를 치료했다. 최선화 지사는 한국혁명여성동맹에서 활동하며 광복군 지원과 항일 선전 활동에 참여했다.
간호협회는 이들의 활동을 단순한 '의료 지원'이나 '보조적 참여'로 기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직 여성으로서 자신들이 가진 지식과 직업적 특수성, 병원이라는 공간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독립운동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간호협회는 광복절을 전후해 국민들이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의 이름과 활동을 기억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참여 캠페인을 진행하고, 아직 국가 서훈을 받지 못했거나 활동 내용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간호 독립운동가들의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간호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학술 및 발굴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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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간호협회장은 "일제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찾아 행동했던 선배 간호사들의 용기와 사명감은 오늘에도 큰 자긍심이 된다"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돌봄체계를 만드는 데 간호사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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