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12명에 보증금 29억 편취
'명의상 임대인' 중심 사건 처리
검찰 단계에서 범죄 사실 재구성
모집책·리베이트 자금 흐름 규명
임차인 12명에게서 전세보증금 29억원을 가로챈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 사건에서 상위 공범인 '모집책'이 뒤늦게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단계에서 공범 의심 정황이 확인됐지만, 관련 수사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전세사기 조직의 전체 구조 규명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손지혜)는 지난달 30일 사기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이른바 '동시진행형 전세사기'에 가담해 임차인 12명으로부터 합계 29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동시진행형 전세사기는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해 받은 보증금으로 곧바로 주택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기자본 없이 주택을 사들인 뒤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명의상 임대인을 내세워 임차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구조다.
A씨는 전세사기 범행을 주도한 컨설팅업자 등과 연락하며 무자본 갭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0년 7월~2021년 7월까지 명의상 임대인 역할을 할 B씨를 무자본 갭투자자로 모집해 임차인 11명에게서 26억4500만원 상당의 보증금을 편취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1년 5월 B씨를 통해 또 다른 명의상 임대인을 추가로 모집해 임차인 1명에게서 2억5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은 애초 경찰 단계에서 A씨의 공범 혐의가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채 송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찰은 공범 의심자를 분리 수사하겠다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도 A씨의 구체적 가담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명의상 임대인 역할을 한 B씨 중심으로 사건이 처리됐고, 모집책과 리베이트 자금 흐름에 대한 규명은 검찰 단계에 이르러서야 이뤄졌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 피해 사실과 관련 재판 기록, 계좌 거래내역을 다시 분석해 범죄사실을 재구성했다. 특히 리베이트금 분배에 이용된 추가 계좌를 확보하고 거래내역을 추적해 A씨의 공모·가담 정황을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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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5월 B씨 등을 먼저 불구속 기소한 뒤, 출석을 거부하던 A씨를 분리 수사해 지난달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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