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연말 시행
단체 등록 요건 두고 가맹본부 VS 점주 의견 대립
점주 10%·1000개·최소 30명 등 기준
"난립 우려" VS "소규모 본부 단체 등록 차단"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점주의 협상권을 강화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가맹점주 단체 구성 요건과 협의 대상 등을 놓고 본부와 점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가맹 본부 측은 자칫 점주 단체가 노조화해 향후 경영상 리스크가 될 것을 우려하고, 점주들은 협의 의무화 조항을 바탕으로 권한 확대를 모색하는 등 벌써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이 때문에 본부와 점주 사이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점주와 협의 의무"…가맹사업 협상권 기준 두고 '충돌'[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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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단체 등록 요건 담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3일 입법예고했다. 동시에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에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와 협의 의무제 조항이 생기면서 구체적인 사항이 시행령 개정안과 고시 제정안에 담겼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가맹사업자단체 등록제를 도입, 전체 가맹점주의 10%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등록 점주 단체가 거래조건 변경 등 협의를 요청하면 본부가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10% 비율을 적용해 단체를 설립할 경우 최소 점주 30명 이상이 참여해야 하며, 가입 비율이 30%를 밑돌 경우 다른 점주의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조항도 기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가맹점 30개 이상인 가맹본부 비중은 11.9%로 집계된다. 이들 가맹본부에 속한 가맹점은 전체의 87.8%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가맹점 수가 300개 이상인 대형 가맹본부의 경우 10% 또는 1000명 이상 기준이, 가맹점 수 30~299개인 본부는 최소 30명 기준이 단체 등록 요건으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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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서는 가맹본부와 점주 간 협의 내용에 가맹계약서 기재 사항 전반과 광고·판촉 사항이 포함되도록 했다. 또 동일 사안에 대한 재협의 주기는 180일로 명시했다. 협의는 가맹본부 소속 임직원과 점주 단체 구성원으로 하되 당사자를 대리하는 제3자가 참석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본부 VS 점주, 등록 기준 놓고 대격돌

입법·행정예고가 진행되자 가맹본부와 점주 양측 모두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가장 큰 쟁점은 단체 등록 요건이다. 시행령 개정안 준비 과정에서 진행한 간담회 당시 가맹본부 측은 사업 운영의 통일성과 단체의 대표성 등을 고려해 최소 가입 비율을 40% 이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점주 단체는 최종 합의가 아닌 협의를 의무화한 제도인 만큼 등록 요건 비율을 10%, 가맹점 수 100개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점주 단체가 요구한 10%가 개정안에 반영됐다.


가맹본부 입장을 대변해온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10%라는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브랜드당 최대 10개 단체가 등장해 난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러 단체가 서로 다른 요구를 반복하고 협의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어 브랜드 통일성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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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개 가까운 가맹점을 보유한 대형 가맹본부인 편의점은 10% 규정과 함께 기재된 최소 가입 수 요건인 1000개에 대해서도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이 1만8000개에 달하는 대형 편의점은 점주 1000명 기준이면 전체 비율로는 10%도 되지 않는다"며 "대표성을 보유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점주 측은 또 다른 단체 등록 요건인 '최소 30명 하한' 규정이 다수 가맹본부와의 협의 진행을 막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점주 측 입장을 대변해온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본부 88.1%의 브랜드 소속 점주는 가입률 100%를 달성해도 단체 등록이 불가능한 원천 차단 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가맹점 수가 적은 브랜드 소속 점주들의 단체 구성 난이도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하한 규정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의견 취합 등 보완 장치 마련"

공정위는 점주 측이 요구한 등록 비율요건 10%를 적용하는 대신 최소 등록 수 요건인 1000개, 30명 가입 하한 등 보완책을 통해 소규모 가맹본부의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한다. 이번 법 개정 취지가 점주의 협의 요청을 가맹 본부가 거부하면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고려해 등록 기준을 다소 낮추되, 본부 측이 우려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앞서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협상력 강화를 보장하는 가맹본부는 전체 상위 20% 이내"라며 "입점업체(점주) 입장에서 보면 90% 가까이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등록 요건 비율인 10% 외에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견 취합 장치 등을 마련하고 소규모 가맹 본부는 해당 규정에서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점주와 협의 의무"…가맹사업 협상권 기준 두고 '충돌'[Why&Next] 원본보기 아이콘

주 위원장이 언급한 의견 취합 장치는 협의를 요구한 점주 단체 규모가 전체의 10% 이상, 30% 미만일 경우 다른 점주의 의견을 취합하는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는 항목이다. 다만 이러한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본부와 점주 측 모두 부작용과 미흡함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약 아닌 대화하자는 것" VS "결국 합의 결과 내야"

단체 등록 조건뿐 아니라 협의 대상과 결과에 대한 해석, 재협의 주기, 제3자의 협의 참여 등 개정안 전반에 대해서도 양측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협의 대상은 '가맹계약서 기재 사항 전반과 광고·판촉'으로 명시됐다. 본부 측은 경영권과 브랜드 핵심 정책을 흔들 것이라며 신속한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고 시장 변화에 대응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가맹본부 고유의 경영권과 브랜드 통일성 유지 항목은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점주 측은 가맹계약 사항, 광고·판촉 등 대부분이 점주에게도 중요한 수익성 이슈인 만큼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개정안에 명시된 '협의'라는 표현도 서로 입장차가 분명하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대화를 하자는 것이지, 협약을 맺자는 것이 아니다"며 "대화를 하자는 것에 대표성을 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협의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결국 결과를 내야 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합의를 내야 하는 것이 본부의 몫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일 사안에 대해 재협의할 수 있는 주기가 180일로 기재된 부분에 대해서는 가맹본부는 "연중 내내 소모적인 협의에만 전담 조직을 동원해 극심한 행정·재정 부담을 안게 된다"고 비판했고, 점주 측은 협의권을 무력화하는 독소조항이라고 반박한다. 이 밖에도 본부 측은 개정안 내에 협의 과정을 제3자 대리인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민감 정보가 유출되고 외부 세력이 개입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간담회 검토 중인 공정위…학계 "양측 대화·소통 필요"

공정위는 고시 제정안의 경우 오는 24일까지, 시행령 개정안은 다음 달 14일까지 의견을 받는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회원사 의견을 취합한 뒤 관련 의견을 정리해 기한 내에 공정위에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도 회원사에 의견을 물으며 공식 입장을 정리 중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공정위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공정위는 연말 개정안 시행 전 별도로 간담회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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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특성상 가맹본부와 점주 간 힘의 불균형이 분명한 상황에서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정보의 비공개와 가맹계약을 근거로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인 거래조건을 강요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점주 단체와의 협의는 필요하다"며 "규모에 상관없이 반드시 가맹본부당 대표 가맹점주단체가 대화와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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