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자발적 퇴사도 실업급여 추진
5년째 반복수급자 늘어…악용 우려도
정부가 청년의 자발적 퇴사에도 실업급여 최대 100만원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청년의 조기 이직과 반복 수급을 앞당기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생애 최초 1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취업 초기 35세 미만 청년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자리에서 벗어나 재도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실업급여는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이직자만 받을 수 있는데, 청년의 취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실업급여 지급 범위를 넓히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청년 3명 중 2명, 1년 내 퇴사
문제는 청년층 자진 퇴사자 상당수가 '입사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있어, 퇴사 부담을 낮춰주는 취지가 오히려 조기 이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 통계상 올해 6월 기준 35세 미만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자는 19만 2299명이다. 이 중 개인 사정으로 자진 퇴사한 인원(14만 5333명)과 사업장 이전·근로조건 변동·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그만둔 인원(1085명)을 합친 '자진 퇴사자'는 총 14만 641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상실자의 76.1%에 해당한다.
이들 중 66.5%(9만 7437명)'는 근속기간이 1년 미만으로 파악됐다. 1~3년 근속자(3만 5757명·24.4%)까지 더하면 근속 3년 미만의 자진 퇴사자는 13만 3194명으로, 전체의 91.0%에 이른다.
"반복 수급 중독되면 직장 내 청년 이탈 더 잦아져"
반복 수급 문제 또한 비자발적 퇴사자의 실업급여 악용을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4년 전보다 5만명 넘게 줄었지만, 반복 수급자는 오히려 5만명 이상 늘면서 수급자 10명 중 3명꼴로 반복 수급자가 됐다.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급여 수급자는 172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급일을 기준으로 최근 5년 이내 구직급여를 두 차례 이상 받은 반복 수급자는 49만6000명으로 전체의 28.8%를 차지했다. 구직급여 수급자 10명 가운데 약 3명이 최근 5년 사이 두 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셈이다.
김소희 의원은 "구직급여가 재취업을 위한 사다리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받는 '실업 보너스'처럼 인식돼서는 안 된다"며 "반복 수급을 줄이고 구직급여의 본래 취지인 재취업 촉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예기간 두고 환급해주고'…해외는 우회 수급 채택
관행적인 반복 수급을 끊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해외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까다로운 수급 절차를 채택한다. 원칙적으로 자발적 퇴사자에게는 실업수당 수급 자격을 인정하지 않으며, 열악한 근로 조건이나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입증될 때만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중국은 오랜 기간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 혜택을 준다. 기업에 실업 보험료의 최대 60%를 환급해주거나 청년 채용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청년이 조기 퇴직할 필요 없는' 기업환경을 만들도록 장려한다.
일본은 수급에 유예기한을 둔다. 개인 사정으로 퇴직하는 이들에 대해 7일의 대기기간을 두고, 1개월 동안 급여를 주지 않는 '급부 제한' 기간을 둔다. 5년 내 3회 이상 퇴직 시 유예기간은 3개월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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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올해 3분기 노사 협의를 거쳐 4분기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통과 이후 전산망 구축과 하위법령 마련 등을 차례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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