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핵융합·양자 등을 '7대 시드(SEED·씨앗)'로 정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의존도를 극복하고 10~20년 뒤 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방향은 옳다. 분야별 개발·상용화 시한까지 제시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다만 씨앗을 골랐다고 산업이 저절로 자라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지원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둘 수 있지만, 성과와 시장성이 확인될수록 유망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향후 새 후보를 추가 발굴하겠다고 한 만큼 지원 대상만 계속 늘어나 예산이 분산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을 넘어서는 지속성이다. 7대 시드의 주요 목표는 2030년대와 2040년대에 걸쳐 있어 한 정부가 완성할 수 없다. 게다가 SMR·양자·첨단바이오 등 상당수는 이미 기존 국가전략기술 체계에도 포함된 분야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름과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성과가 어느 정도 검증된 분야에는 기존 투자를 계속할 장치도 중요하다. 매년 예산 사정이나 정권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크게 흔들리지 않을 제도적 기반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2023~2027 회계연도에 걸친 재원을 칩스(CHIPS)법으로 확보한 것도 참고할 만하다.


세계 수준의 연구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국내 인재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처우 등 환경을 조성하고 우수한 해외 연구자를 끌어올 수 있는 보상·채용 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 부총리 중심의 추진단을 만들어 사업을 점검하겠다고 한 만큼, 연구에서 규제 개선, 민간 투자와 사업화까지 누가 끝까지 책임질지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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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산업이 잘 나갈 때 그 과실을 다음 산업의 씨앗에 투자하겠다는 발상은 맞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그중 될 것을 가려 집중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씨앗을 뿌린 정부보다 그것을 10년 이상 키워낼 시스템이 먼저 보여야 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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