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초기 형성 프레임 사건 향방 좌우
고소·고발 단계부터 법리·증거 완비해야

오는 10월2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면서 기업 형사 리스크 관리 전략의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경찰·특별사법경찰관의 공소유지 역량 공백, 기업 규모에 따른 대응력 격차, 통제받지 않는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상당한 입증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손뼉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손뼉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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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에는 사법경찰관과 특사경이 형성한 최초 수사 프레임이 사건 전체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되고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관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소 및 공소유지 경험이 부족한 경찰과 특사경이 공판 과정에서 무죄 사유로 다퉈질 법리적 쟁점을 사전에 파악해 증거를 촘촘히 수집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공정거래·기술유출처럼 쟁점이 복잡한 기업 사건일수록 수사 공백이 두드러져 기소가 이뤄지더라도 부실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피해자로서 고소·고발에 나설 때도 리스크로 작용한다. 그동안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더라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거쳐 부족한 부분을 채운 뒤 기소로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에는 검사가 수사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해 경찰의 보완수사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과거처럼 직접 채워 넣지 않고 그 자체를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고소·고발한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법리 구성과 증거를 완비해 제출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릴 경우 고소·고발인의 이의신청 기한도 통지 수령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형사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이 사실상 고소 전 단계에서 탐정 역할까지 수행하며 충분히 증거를 수집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사의 지휘를 받아 조율되던 특사경 수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점도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검사가 개입하는 시점이 영장 신청 단계로 늦춰지면서 그 이전까지는 공소유지 경험과 법리적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특사경이 잘못된 판단하에서도 수사를 밀어붙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개편 초기 수사기관의 전문성 약화 우려도 겹친다. 부패·경제 범죄 등을 전담할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더라도 풍부한 수사 경험을 가진 인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워 수사 전문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완수사 처리 기간이 1개월로 단축된 점도 부담을 키운다. 촉박한 기한 안에 보완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공소청과 수사기관 사이에 보완수사 요구와 이행이 반복되며 사건 처리가 장기화하거나 겉돌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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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웅 화우 기업형사대응전략센터 변호사는 "검사가 개입하는 시점이 영장 신청 단계로 늦춰지는데 이때는 이미 상당한 내사와 수사를 거친 상태일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그사이 업계 소문과 영업 위축 등 실질적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찰 국가수사본부, 중수청, 각종 특사경 등 수사기관이 다변화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대응해야 할 수사 주체 자체도 대폭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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