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수은 우주항공산업 컨설팅 용역
업계선 "매각 청구서 작성 위한 절차" 평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KAI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수은)이 최근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는데, 우주·항공산업에 대한 컨설팅을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국내 방산기업들까지 KAI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동안 실패한 KAI 민영화가 현 정부 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3일 수은이 발주한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에 따르면 국내외 시장 분석, 경쟁력 강화방안, 과제 이행을 위한 실행계획 검토 등 내용이 담겼다. 수은은 이를 놓고 KAI 매각이나 민영화를 염두에 둔 작업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인사로 경영 위기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KAI 민영화는 과거에도 논의됐다. 대한항공,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수은은 그동안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면상으로는 회사의 경영 자율을 보장하기 위한 방침이지만 정권에 따라 낙하산 인사가 자리를 나눠 갖는 구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지난해 1조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성능 개량 사업, 차세대 정지궤도 기상 위성 '천리안 5호' 개발 사업 수주에 연이어 실패했다. 1조5593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사업 입찰에도 고배를 마셨다.
업계 "컨설팅 용역에 사실상 매각 청구서 작성"
업계에서는 이번 용역을 통해 KAI의 진행 사업, 수출 규모, 원가, 인사, 노무 등 내부살림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업계에서 "매각 절차를 위한 청구서 작성 절차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KAI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과의 지분율 격차는 10.52%포인트로 줄었다. 한화는 국내 우주·항공·방산 산업 재편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한화는 항공 엔진, 유도무기, 레이더, 위성, 지상·해양 방산 역량을 갖고 있고, KAI는 전투기·헬기·무인기 등 완제기 체계종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KAI 출신 임원과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경험한 임원들을 인수팀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화그룹, KAI 지분 인수하며 인수팀 준비
LIG D&A도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업계는 KAI의 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을 매수하는 데 3조원가량 예상했지만, 주가가 상승하면서 7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LIG D&A는 자사가 30%를, LG그룹 계열사가 70% 자금을 투자한다면 인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인수작업을 했다가 계엄으로 인해 무산됐고, 주가가 오르면서 인수설은 멈칫했다.
LIG D&A, 현대차그룹도 인수전 합류
현대차그룹도 KAI 인수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에 설립한 슈퍼널을 활용해 2028년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KAI는 군용 항공기 개발에 집중하며 독보적인 비행체 설계 기술을 축적해 왔다. 현대차그룹의 대량 생산 능력, 글로벌 공급망을 '항공 DNA'와 결합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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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KAI 컨설팅 공고는 사실상 매각을 위한 KAI 실사를 의미하는 셈"이라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매각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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