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재는 '돈까스 카레 지수' 등장

BNY멜론 전략가가 만든 새 구매력 지표
세계 최대 카레 체인 1500개 매장 기준
"한 그릇 값 감당 안 되면 반발 커질 것"

일본 엔화 가치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린 가운데, 빅맥 대신 돈가스 카레로 환율을 재는 지수가 등장했다.


일본의 카레라이스 체인 코코이찌방야의 돈까스 카레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일본의 카레라이스 체인 코코이찌방야의 돈까스 카레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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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미국 뉴욕멜론은행(BNY멜론)의 제프 유 수석 전략가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빅맥 지수'에 착안해 돈가스 카레값으로 각국 구매력을 비교하는 지수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준으로 삼은 곳은 전 세계에 약 1500개 매장을 둔 세계 최대 카레라이스 체인 코코이찌방야다. 유 전략가는 "빅맥은 여전히 동양보다 서양에서 훨씬 많이 소비된다"며 "아시아에서는 카레라이스가 간편식으로 훨씬 대중적"이라고 설명했다.


'돈가스 카레 지수' 계산 결과는 시장 환율과 크게 벌어졌다. 이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1달러는 159엔대에 거래됐지만, 이 지수로는 62.18엔이 적정 수준으로 나왔다. 1달러당 80.3엔을 제시하는 '빅맥 지수'와 비교해도 엔화가 훨씬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유 전략가는 "일본에서 돈가스 카레나 라멘 한 그릇 가격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면 정책 전환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3일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한 시민이 미국 달러와 일본 엔 환율이 표시된 전자 게시판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한 시민이 미국 달러와 일본 엔 환율이 표시된 전자 게시판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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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지난달 달러당 163엔대까지 밀렸다가 미·일 공조 개입으로 155엔까지 되돌아왔다. 하지만 2주도 안 돼 상승분의 약 절반을 반납하고 다시 159엔대로 주저앉았다. 당시 개입은 15년 만의 가장 강력한 조치로 평가됐다. 양국이 함께 엔화를 사들인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달러·엔이 아닌 유로·엔 시장을 통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유로를 팔고 엔을 사들인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효과가 짧았던 배경으로는 '캐리 트레이드'가 되살아난 점이 꼽힌다. 이자가 싼 통화를 빌려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넣는 거래로, 미·일 금리 차가 벌어져 있는 한 유인이 사라지지 않는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686%로 같은 만기 일본 국채(2.846%)를 크게 웃돈다. 제스퍼 콜 모넥스그룹 전문 이사는 "개입은 시장을 겁줬을 뿐 돈이 최대 수익을 좇아 흐른다는 금융의 법칙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 개입의 실제 목적이 엔화 방어보다 미 국채 시장 보호에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엔화를 사들이는 재원은 대개 일본이 쥐고 있는 미 국채를 처분해 마련하는데, 그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미 국채 금리가 뛰기 때문이다. 달러 자산에 손대지 않은 것도 일본이 미 국채를 내다 팔 필요를 줄여주려는 조치였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단기 국채 위주로 자금을 메우며 금리를 눌러 왔다. 총부채 기준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23%에 이르러 환율 개입에 쓸 수 있는 여력도 얇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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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시장의 시선은 다음 달 열리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회의로 쏠린다. 금리 인상 폭이 커지면 양국 금리 차가 좁아져 캐리 트레이드를 노릴 이유도 함께 줄어든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선임 채권·통화 전략가는 160엔을 "정치적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움직임이 급격하거나 무질서해지면 추가 개입을 배제하지 않겠지만, 시간을 벌 뿐이며 결국 무거운 짐은 9월 일본은행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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