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먼저"…무너진 건물 맨손으로 파헤친 시민들, 갓난아기 구조
칼리 붕괴 건물서 주민들이 맨손 구조
아기·남성 등 생존자 잇따라 발견
규모 7.4 강진 사망 최소 265명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26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시민들이 아기와 남성을 극적으로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지진 발생 이후 생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72시간이 지나가는 상황에서도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보도 등을 종합하면 브라이언 오소리오 술루아가는 지진이 발생한 지난 10일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콜롬비아 서부 도시 칼리의 5층짜리 주거단지 '토레스 델 리모나르'가 무너진 현장을 발견했다. 오소리오는 가스가 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변의 경고에도 잔해 쪽으로 다가가 생존자가 있는지 소리쳐 확인했다.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잠시 조용히 해 달라고 요청했고, 정적이 흐르자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깊숙한 곳에서 희미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성은 자신이 아기와 함께 있다고 알렸다. 오소리오와 주변 주민들은 곧바로 맨손으로 콘크리트와 건축 자재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접근하는 길을 거대한 콘크리트판이 가로막았다. 처음에는 꿈쩍하지 않던 콘크리트판도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자 조금씩 들렸다. 일부 주민이 판을 받친 사이 다른 사람들이 안쪽으로 들어가 아기에게 접근했다.
오소리오는 당시 잔해 사이로 보인 아기의 얼굴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듯 자줏빛을 띠고 있었다고 CNN에 설명했다. 주변 잔해를 치우자 아기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고 얼굴에도 혈색이 돌아왔다. 공개된 영상에는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아기가 조심스럽게 잔해 밖으로 옮겨지고, 아기를 안고 있던 남성이 팔에 피를 흘린 채 콘크리트 아래에 일부 갇혀 있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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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서부 칼리의 지진발생 현장에서는 중장비가 부족한 가운데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양동이로 잔해를 옮기는 등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구조된 아기는 현장 경찰관에게 넘겨진 뒤 구급차로 옮겨졌다. 주민들은 이어 잔해에 갇혀 있던 남성도 구조했다. CBS가 확인한 영상에서도 구조대와 시민들이 아기를 먼저 빼낸 뒤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작업을 계속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오소리오는 구조가 한 사람의 힘으로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다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협력이 두 생명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 강진 사망자 최소 265명
현장에서는 중장비가 부족한 가운데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양동이로 잔해를 옮기는 등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구조대는 작업 도중 주기적으로 장비를 멈추고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 잔해 아래 생존 신호를 탐지하고 있다. 경찰이 현장의 자원봉사자 출입을 통제하면서 센서를 이용한 생존자 탐색도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피해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엘라 콜롬비아 대통령은 12일 저녁 이번 지진으로 최소 265명이 숨지고 약 50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이 운영하는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는 4100명 이상이 등록돼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진 이후 여진으로 피해 규모와 구조 난항
강진 이후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AP에 따르면 콜롬비아 지질 당국이 12일까지 파악한 여진은 130차례에 달한다. 추가 붕괴를 우려한 일부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공원과 임시 대피소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초코주의 오지에서는 통신 두절과 열악한 교통 여건 때문에 피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26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대와 시민들의 자발적 구조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 가운데, 구조대는 지진 발생 사흘째에도 칼리와 페레이라 등 주요 붕괴 현장에서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칼리 시장은 12일 오후에도 잔해 아래에서 생존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며 "매 순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지진 피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콜롬비아 정부가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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