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2년 새 35%↑, 2020년 대비 2배
5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 36.9%로 하락
자산 늘어 은퇴 결정 달라지는 '자산 효과'

미국 증시 급등으로 주식과 퇴직연금 자산이 불어난 고령층이 예정보다 이른 은퇴를 택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S&P 500 지수의 거래를 보여주는 화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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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큐리티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증가가 미국 고령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부추긴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이 늘면 소비나 은퇴 결정이 달라지는 이른바 '자산 효과(wealth effect)'가 노동 통계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노인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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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40.3%에서 올해 7월 36.9%로 떨어졌다. 팬데믹 충격 이후 회복하지 못한 채 최근 몇 달 사이 한 단계 더 주저앉았다.


증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S&P500지수는 최근 2년 동안 35% 넘게 뛰었고, 2020년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2배 이상 올랐다. 'BofA 시큐리티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디티야 바브는 "어느 한 가지 요인으로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 정도 자산 증가라면 '이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더라도 재앙 수준만 아니라면 은퇴해도 괜찮다고 느낄 만한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계좌 잔액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BofA가 내놓은 별도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401(k)' 평균 잔액은 12만 4250달러(약 1억 7612만원)까지 늘어 1년 전보다 15% 불어났다. '401(k)'은 미국 직장인이 급여 일부를 떼어 굴리는 대표적 퇴직연금 제도다. '저축 진행 상황'을 묻는 항목에서는 응답자 3분의 2가량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답해 지난해 조사보다 6%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늘어난 잔액은 은퇴 시점을 앞당기는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인재무설계사(CFP) 캐리 카르보나로는 "자산 효과는 실제로 존재한다"며 "2023년부터 이어진 두 자릿수 상승 덕분에 고객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재무설계사 타이슨 스프릭도 "화면에 찍히는 숫자가 지금처럼 좋았던 적이 없다"며 "은퇴 결심을 굳히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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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RSM US'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스는 자산 효과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노동 공급 감소 폭을 전부 해명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65세 이상 인구가 지난 20년 새 2700만명 늘어난 점, 이민 규제 강화, 채용률이 4%를 밑도는 구직난을 함께 거론하며 "미국 노동시장에서 역사적인 이탈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구 구조상 은퇴 물결이 예정돼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05년 12%에서 지난해 18%로 높아졌고, 올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에 가장 많이 도달하는 이른바 '피크 65(Peak 65)' 시점이다. 'BofA 인스티튜트'는 고령층의 카드 지출 증가율이 지난 2022년 이후 전체 가구를 웃돌고 있다며, 상승장이 이들의 소비를 당분간 떠받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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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산이 줄어드는 국면이다. 같은 기관 분석에서 조기 은퇴자는 늦게 은퇴한 사람보다 예금과 지출 규모가 뚜렷하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설계사 스프릭은 "고객들이 '이 흐름이 얼마나 갈 수 있느냐', '큰 폭으로 떨어져도 괜찮겠느냐'고 묻는다"며 "이런 수익률이 영원히 이어질 것으로 전제하고 계획을 짜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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