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심의 의무화·조례 개정 추진
영등포구, 데이터센터 난립 제동 나서

앞으로 서울 주거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자치구가 지역 전력 여건과 주민 의견을 근거로 건립을 걸러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영등포구청 전경. 영등포구 제공.

영등포구청 전경. 영등포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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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구청장 조유진)는 데이터센터 건립 시 건축심의를 의무화하고 주거지역 내 건립을 제한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서울시 차원의 규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제도 개선은 12일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제203차 정기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25개 자치구가 뜻을 모은 만큼, 서울시가 이를 수용해 조례와 건축위원회 운영기준을 바꾸면 규제는 서울 전역에 적용된다.

배경에는 급증하는 데이터센터가 있다. 영등포구의 경우 관내에서 건립이 추진된 데이터센터가 8개소에 이른다. 1개소가 완공됐고 2개소가 공사 중이며, 1개소가 예정돼 있고 4개소는 건축 허가나 심의를 접수한 상태다. 구는 추가 신청이 이어지면 관내 7개 변전소만으로는 전력 공급이 부족해 일반 건축물은 물론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현행 법령상 자치구가 이를 제어할 장치는 마땅치 않다. 데이터센터는 건축법상 방송통신시설로 분류돼 제1종 일반주거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별다른 제한 없이 들어설 수 있다. 규정상 서울 전체 면적의 약 88%가 데이터센터 설치 가능 지역으로 꼽힌다. 반면 지역 전력 사정이나 주민 의견을 이유로 건축 허가를 거부할 법적 근거는 없다.

이에 구는 서울시 건축위원회 운영기준 공고를 변경해 데이터센터를 자치구 심의 대상에 포함하도록 서울시에 건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해 제2·3종 일반주거지역 내 건립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준주거지역과 준공업지역,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건축 허가를 거부할 수 있도록 건축법 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서울 금천구청 앞에서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금천구청의 데이터센터 허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지난 10일 서울 금천구청 앞에서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금천구청의 데이터센터 허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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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은 영등포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최기찬 금천구청장이 서울시의원 때 발의한 데이터센터 입지 관련 건축법 개정 촉구 건의안이 지난 4월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고양시 등 일부 지자체는 데이터센터를 별도 건축물 용도로 분류해 주거지역 건립을 원천 제한하도록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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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주거 밀집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높다"며 "기후위기와 전력·용수 문제 등을 생각할 때 관련 법령과 조례를 시급히 개정해 자치구 차원에서 건축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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