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일선 사법기관에 실효성 있는 대응
'제2의 김상철 서장'을 소환한다
2011년 대구서부경찰서 출입기자 시절, 당직실에서 형사들과 밤을 지새우며 현장의 공기를 마시던 때가 있었다.
하루는 관할 사우나에 들렀다 온몸에 문신을 휘감은 이들을 마주쳤다.
그들은 극명하게 갈렸다. 조용히 제 갈 길을 가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문신을 무기 삼아 일부러 위화감을 조성하는 이들이 있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있는 공공장소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언행을 참다못해 조용히 해달라고 주의를 주었으나 도리어 시비를 걸어오는 모양새였다.
다음 날 출입처에서 당시 김상철 서부경찰서장에게 이 사연을 전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 서장은 곧바로 행동에 나섰고, 경찰은 공공장소에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신 노출 행위를 상대로 범칙금 통고 처분 등 집중 단속을 벌였다.
서부서 관할에서 밀려난 이들은 인근 북구로 향했으나, 북구 경찰 역시 곧바로 단속의 칼을 빼들며 일상의 평온을 지켜냈다.
최근 대구 남구 봉덕동, 수성구 중동·범어동, 서구 내당동, 북구 읍내동 등지에서 온몸에 문신을 드러낸 채 집단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례를 다시 접한다.
여기서 우리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지금 사회적 논의의 중심에 있는 '타투(Tattoo) 문화'와,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문신을 과시하는 '특정 집단의 행태'는 엄연히 다르다.
문제의 본질은 예술이 아니라, 공동체의 예절을 파괴하는 폭력성과 무례함이다.
오늘날 타투는 패션이자 고도의 바디 아트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타투이스트들은 섬세한 기술력으로 세계 최정상급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 문화적 성취의 이면에는 여전히 낡은 법의 잣대가 버티고 있다.
그동안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돼 왔으나 문신사법 제정으로 제도권 편입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음성화된 그늘 속에서 타투는 건전한 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한계를 겪고 있고 조폭 등 반사회적 집단의 전유물이라는 편견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예술로서의 타투가 양지로 올라와 당당한 문화산업으로 발전하려면 국가 차원의 합법화와 체계적인 제도 역시 시급하다.
타투이스트를 전문 예술인으로 인정하고 위생·안전 기준을 법제화해야 불법 시술을 막고 진정한 선진화를 이룰 수 있다.
자신의 신체에 그림을 새기고 개성을 표현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당연한 권리이자 존중받아야 할 예술의 자유다.
그러나 그 표현의 자유가 타인에게 공포를 주는 도구로 변질될 때, 사회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
2011년 대구서부경찰서가 사우나에서의 위화감 조성을 엄단했듯, 공공의 평온을 해치는 무분별한 행태는 지금도 엄격히 규제돼야 마땅하다.
이에 정부와 일선 사법기관의 보다 세심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는 고의적 문신 노출 행위는 현행 경범죄처벌법상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과료에 처할 수 있으며, 통고처분에 따른 범칙금은 5만원이다.
실무적으로는 여전히 수십 년째 수만 원대 범칙금 부과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 턱없이 부족하다.
이 솜방망이 처벌로는 공동체의 평온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과시 행위를 실효성 있게 억제하기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는 관련 법규와 처벌 기준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선 사법기관 역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위협이나 불안감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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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구서부경찰서의 결단처럼, 오늘날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제2의 김상철 서장'과 같은 단호하고 적극적인 현장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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