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가 꺼낸 '버스 하우스', 진짜였다고?…6년 전 보도 화제된 이유
2020년 KBS 베네수엘라 보도 재조명
6년 전 영상에 성지순례 댓글 이어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년층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제안한 이른바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 구상이 2030 세대의 거센 반발과 분노를 일으키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고금리와 집값 상승 속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잃어가는 청년들의 주거 절망감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정책 아이디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거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폐버스를 처소로 삼았던 베네수엘라의 실제 사례까지 재조명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5000만원 폐버스 주택' 제안에…"우리가 난민이냐" 2030 격분
논란의 출발점은 황 의원이 최근 제시한 '버스 하우스'다. 네덜란드의 폐선박 활용 사례인 '보트 하우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힌 황 의원은 버려지는 버스를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 임시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는 구상을 발표했다. 가구당 약 5000만원의 비용으로 1만세대를 공급할 경우 총 5000억원 수준이면 가능하며 이동형 버스 하우스와 트레일러형 구조 등 다양한 활용을 통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정책 발표 직후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을 넘어 격분으로 이어졌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출길은 다 막아놓고 청년들에게 폐버스에 들어가 살라는 것이냐" "우리가 집이 없지 자존심이 없나" "청년이 노숙자나 난민인가" "제안한 의원 본인과 가족부터 '버스 하우스 1호 입주자'로 들어가라" 등 현실을 외면한 내로남불식 탁상공론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같은 반발은 단순한 감정적 분노라기보다 장기간 누적된 주거 불안과 기회 박탈감이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주택 보유율은 27.7%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재편된 2017년 이후 최저치로,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이 내 집을 갖지 못한 팍팍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AI 풍자 밈 확산…베네수엘라 실제 사례까지 재조명
청년층의 분노는 특유의 밈(meme) 문화와 결합해 인공지능(AI) 기반의 풍자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폐버스 청년주택 6개월 차 주민이 "여름엔 찜질방, 겨울엔 냉동고가 된다"며 곰팡이 핀 내부를 조롱하는 가상 브이로그 영상이 올라와 이틀 만에 조회 수 23만회를 기록했다.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는 서울 초고가 아파트를 패러디한 '한남 더 휠(매매가 2000만원)' '아크로 리버스 파크(매매가 1500만원)' '반포터 자이(매매가 1500만원)' 등의 가상 매물 정보와 함께 관리소장 이름에 '황희'가 적힌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여기에 과거 베네수엘라의 실제 폐버스 주택 사례가 재조명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과 초고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폭락했던 베네수엘라에서 비가 새는 폐차 버스에 양동이를 받쳐둔 채 해먹을 치고 살아가던 곤살레스 가족의 KBS 보도 내용이 다시금 주목받은 것이다.
해당 과거 기사와 영상에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냐" "베네수엘라가 롤모델이었냐"라는 식의 '성지순례' 성격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대당 5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하겠다는 황 의원의 전제와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폐버스에 사람이 산다'는 발상자체가 청년들에게 비참함을 안겨주었다는 지적이다.
여야 정치권 일제히 비판… 사과에도 후폭풍 지속
정치권 역시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청년을 우롱하는 기괴한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상하수도 인프라 연결 문제와 미국의 차량 거주 통계를 언급하며 "차량 거주는 주거가 아니라 노숙으로 분류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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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국은 계절별 기온 차가 커 실현이 어렵다"며 "유휴부지가 있다면 차라리 정식 주택을 짓는 것이 낫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아이디어 차원이었으나 청년에게 예기치 않게 상처를 입힌 점은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황 의원은 버스 하우스 제안 글을 삭제하고 "고시원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청년들을 위한 순수한 임시 주거 공간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며 "청년 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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