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엔화 탈동조화 가속화될 것"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낮아"
"美·日·유럽 국채, 2년전부터 큰 우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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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4분기로 갈수록 방향은 아래쪽일 것"이라며 "올해 초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전망 등으로 하락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고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 리밸런싱에 따른 대규모 순매도(달러화 환전)가 나오면서 이례적으로 상승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300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도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그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에 대해서는 "청산이 되려면 그럴 정도로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거나 엔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강세로 반전될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작다"며 "BOJ는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고, 미국과 일본이 과도한 엔화 약세에 대해 공동 개입한 데서 보듯이 상황을 잘 관리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와 엔화 동조화에 대해서는 "산업구조와 재정건전성, 무역수지 흑자 등에서 차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탈동조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오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했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우리나라도 7월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도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충격이 전 세계 국가들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가는 건 맞는데, 구체적으로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상황들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대만, 일본 등은 AI 확산 등에 따른 효과로 경기가 나쁘지 않아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반면, 유럽이나 중국은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아서 기준금리 인상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한 번 금리를 인상했지만 추가 인상은 좀 더딜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미국·이란 전쟁이 어떻게 되느냐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했다가 번번이 물러서는 걸 보면 미국이 이란 상황을 경제(유가·물가·국채 금리 등)에 맞춰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불확실하다는 것(The only certainty is uncertainty)'이라는 말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오는 11월에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강경과 온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정신이 없을 것이고,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 결국 유가는 11월까지는 배럴당 80달러대 중반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할 것 같다.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이 지속적인 재정적자 때문에 국채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더라. 유럽은 국방비도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국 국채 금리도 상승 추세다.

▲사실 국제금융시장이나 주요 20개국(G20) 같은 국제회의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2년 전부터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선진국의 국채시장이었다. 유럽 주요 국가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세수가 늘지 않고 있는데, 인구 고령화와 인프라 노후화에 더해 IT 등 첨단 분야에서 뒤진 상황이고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방비 수요로 인해 정부지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까지 겹치면서 유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재정상황에 대한 우려에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그동안 국채 금리 급등은 주로 신흥국들의 문제였는데 선진국 국채 금리가 이제 큰 리스크 요인이 돼버렸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국채 금리가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당연히 신흥국의 달러 유동성과 환율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신흥국의 외환위기 가능성도 생각해야 할까.

▲지금 일부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 튀르키예, 인도,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이 외환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이들 국가와는 이유가 다르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접어들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계속 동결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인상 얘기도 나오는데. 인상하면 국제금융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

▲민감한 이슈인데 지금 미국 국채 장기금리는 인플레 우려라든가 재정적자 우려 때문에 상당히 상승한 상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그만큼 장기금리도 추가로 상승할지, 아니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서 장기금리는 별로 오르지 않을지는 좀 봐야 한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확실성을 줄여주면서 시장이 안정될 수도 있다.


-지금은 어느 쪽 가능성이 크다고 보나.

▲인플레 우려나 미국 재정적자 확대 등 상황에서 중동 문제가 정리돼야 하는데. 지금 많은 부분이 미국·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유가에 달려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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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일본과 엔화 환율 시장에 공동개입했다. 일본이 미 국채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걸 경계한 것인데, 시장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있다.

▲엔캐리 트레이트가 청산되려면 엔화를 빌리는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거나 엔화가 이제 추세적으로 더 약세는 아니라는 느낌이 와야 한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인상할 수 있느냐는 게 있고, 또 일본도 다카이치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한다고 하는데 그 규모 등에 따라서는 국채 금리가 빠르게 올라갈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 BOJ가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정도로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일본 국채 금리가 재정적자 우려로 발작처럼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얼마 전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입한 걸 보면 그런 걸 어느 정도 관리하려는 의지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2024년 8월에 BOJ가 정치권 압력 때문에 갑자기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상당한 규모로 진행되면서 세계 주식시장 급락하는 등 시장에 큰 충격이 있었는데,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원화와 엔화 동조화가 좀 깨진 것 같은데.

▲2000년쯤에 조사국에서 국제국으로 왔다. 우리나라가 1997년 이후 자유변동환율제로 바뀌고 당국이든 시장 딜러든 마땅한 환율 기준점을 못 찾았는데 결국 많은 시장참여자가 100엔당 1000원이면 된다고 해서 엔화와의 동조화가 상당히 지속된 측면이 있다. 이후 우리와 일본이 경제 규모와 산업 구조가 달라지면서 동조화가 상당히 깨졌다. 지난해부터 약세로 가면서 일본 엔화, 우리 원화, 대만 달러화가 같이 움직였다. 그렇게 같이 갈 이유가 없다. 산업 구조도 다르고, 재정건전성에선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심리적으로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원화가 엔화에 동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는 탈동조화가 당분간 가속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최근 탈동조화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로 조달한 달러(약 40조원)를 국내로 들여온 영향이 크지 않나.

▲그것도 있지만 우리 수출이 너무 잘되고 있지 않나.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작년 연간 규모를 넘어섰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300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5%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일본은 무역수지가 적자인데 이자나 배당 등 소득수지로 경상수지가 흑자인 상황이다. 또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0% 넘지 않나. 우리는 50%가 안 되는데.


-하긴 경상수지 흑자가 그렇게 많이 난다는 전망인데도 올해 상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너무 높았다.

▲환율은 이제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수급 등 단기적 요인들로 크게 올랐다가 올해 2월부터인가 환율이 떨어지고 있었고 이제 원화 절하를 걱정할 게 아니라 절상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국·이란 전쟁이 터져 버렸다. 이제는 경상수지 흑자, 경기회복세, 내외금리차 축소 등의 중장기적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리밸런싱 때문에 주식을 올해 상반기에만 149조원 팔고 나간 영향도 있었다.

▲외국인 리밸런싱은 이제 거의 종료된 것 같다. 외국인들의 최근 주식매도는 차익실현이나 반도체 업종에 대한 조정 등으로 그 규모는 크게 축소될 것이고, 앞으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향 쪽으로 가지 않겠나. 4분기로 가면서 좀 더 아래쪽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도 7월에 올렸고 시장에서 하반기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니까.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 ‘'he End of Cheap(저렴함의 시대는 끝났다)'을 보니까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성장을 견인해 온 '저비용 경제 패러다임'이 완전히 막을 내리고, 구조적인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더라.

▲경제가 사이클이 있는데 경제 주체들이 그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한다. 낮은 금리, 값싼 노동력, 저렴한 에너지 등이 지난 수십 년간 경제 호황과 성장을 이끌었다. 이제 지정학적 요인이다 반이민이다 뭐다 해서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비싸지고 하는 것이다. 그런 설명이 합당한 얘기이고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인데 긴 시계에서 보면 희망은 여전히 있다고 본다. 모든 생산요소들이 비싸지는 환경에 경제주체들이 적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계든 기업이든 국가든 또는 국제사회든 마찬가지다. 노동에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있고, 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계속 구축되고 있다. 지정학적 요인으로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데, 그 역시 분절화 가운데서도 새로운 공급망이 구축되고 효율화를 꾀하게 된다. 그게 얼마만큼 시간이 걸리느냐는 문제가 있긴 하다.


우리나라는 어쨌든 이번에는 굉장히 운이 좋다. 이렇게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AI라는 기술에 따라 반도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 상당한 정도의 시간과 자금을 가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으리라 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와서 좋지만, 이게 2~3년 정도 지나면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여하튼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기존보다 확장 국면이 길고, 더 강한 것 같다. 이게 언제 꺾이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당연히 계속될 건 아니고, 시간과 돈을 좀 벌어놨으니 이 사이클이 종료되더라도 견딜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 개혁이라든지 성장 동력 육성이라든지 하는 데 충분한 기회가 있는 것 같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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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고, 실거주 안 하면 세금이 더 많아지게 하고 했는데.

▲부동산은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가 있고, 첨예하게 대립돼 있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에 거의 전 재산을 넣어두고 있으니까.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전체를 보던 사람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어떤 정책이든 일관되게 유지해 가는 게 중요한데, 그동안 부동산 정책이 자꾸 바뀌어왔다. 그렇게 이때만 기다린다, 저때만 기다린다 하는 사람들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부동산 정책만큼은 일관되도록 여야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할 것 같다.

▲근데 부동산 정책에 따라 정권이 왔다 갔다 하니까 쉽지 않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국민의힘에 넘어간 것도 부동산 때문이지 않나. 부동산 정책이나 조세 정책은 각계각층의 논의를 통해 잘 마련한 다음,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환투기세력에 휘둘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고, 잘될까라는 의구심도 있다.

▲원화 국제화는 국제국장 보임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이슈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긍정적인 기대와 부정적인 우려가 함께 있다. 개인적 판단으로는 지금 추진을 본격화하는 게 맞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개방되기 시작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당히 들어와 있다. 이제는 채권 시장에도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엄청난 규모로 들락날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부터 각종 금융회사, 심지어 이제는 개인들도 해외에 엄청 나가고 있다. 이렇게 큰 규모의 자금이 수시로 들어오고 나가는데 외환시장은 심도가 높지 않다 보니 조금 큰 규모의 자금이 나가도 환율이 뛰고 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외환시장의 심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원화 국제화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투기적 거래인데, 경상수지 흑자가 대규모로 나고 있으니까 지금이 그런 우려를 불식하고 추진하기에 좋은 시기다. 원화 국제화를 충분히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과실도 누릴 수 있다. 우려는 우려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 걱정 때문이겠지만, 거래 한도 같은 것을 2배 정도로 늘려서 그 정도로 원화 국제화가 되겠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우려가 여전하니 처음부터 크게 늘릴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추진하면서 점진적으로 넓혀간다는 방향만 있으면 된다. 한도는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늘려갈 수 있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고 우리가 자신감을 갖는 목소리가 커지면 확대하고 전면적인 완화, 자유화도 가능하다고 본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예금토큰도 이제 곧 실행 예정이고, 한은 입장에서는 큰 성과로 자랑할 수 있겠다.

▲중국이 리테일 CBDC나 이런 것에서 앞섰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전 세계 통화 시스템은 상업은행의 예금화폐(예금통화)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고 중앙은행의 공공화폐(본원통화)가 결제자산으로 기능하는 이중통화제도다. 우리나라는 이걸 그대로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본원통화는 CBDC로, 시중은행의 예금통화는 예금토큰으로. 실제 10만명 대상으로 시험도 했고 나아가서 30만명 이상, 50만명까지 하려고 한다. 정부의 국고보조금도 예금토큰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인 예금토큰으로 하면 사용처를 지정한다든지, 언제까지 안 쓰면 소멸한다든지 등 스마트 콘트랙트(계약 조건)를 넣을 수 있다. 지금 상황만 가지고도 다른 나라나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금융기구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소개하고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CBDC가 제대로 실행되기만 하면 기존에 가상자산이 화폐로서 역할을 하느니 마느니 논쟁은 끝나는 것 아닌가. 당연히 가상자산이 화폐가 되지는 못할 것 같은데. 탈세나 자금세탁 등 부정적 용도로만 쓰이고 있지 않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이 화폐로서의 기능보다는 그냥 하나의 투기자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화폐 역할은 이제 스테이블코인 하나 남은 건데, 스테이블코인도 익명성이라든가, 부정적 용도의 회피 거래 수요가 상당한 건 맞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나 기타 가상자산은 여전히 초인플레이션 겪는 나라들에서는 통화가치 하락을 피하는 데 쓸 수도 있다. 금이나 달러를 사놓으면 보관이나 휴대가 어려운데, 좋은 대체자산으로 쓰일 수 있다. 다른 나라로 망명가거나 할 때 휴대폰 하나 가지고 가면 되지 않나.


-우리나라처럼 중앙은행이 안정적이면 굳이 가상자산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간편결제도 잘돼 있고, 모바일 뱅킹도 잘되고 그렇다. 달러 스테이블코인도 별로 우리 시장이나 통화시스템을 잠식할 것 같지 않다. 원화에 대한 신뢰가 강하니까. 우리나라 CBDC와 예금토큰이 실행되면 상당 부분 블록체인상 거래는 충분하다고 본다. 스테이블코인이 있지만 신뢰를 필요로 하는 거래나 공적 거래 등은 CBDC와 예금토큰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씩 하는 건 스테이블코인으로도 할 수 있겠다. 그게 미래의 모습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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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와 신현송 총재의 차이점을 얘기해달라.

▲두 분과 같이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큰 차이를 보거나 의식한 적은 없다. 같이 이것저것 얘기하고 논의하는 것에 익숙해 있고, 국제 금융기관에서 일해서 그 실력과 오픈마인드, 중앙은행 업무에 대한 이해도 등 비슷한 점이 많다. 굳이 차이를 얘기하자면 대외 관계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 다른 정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BIS 정도라고 할 수 있다. IMF는 주로 각국 재무부 중심이고 실물 경제를 많이 본다면, BIS는 중앙은행 중심이고 금융 안정이나 시장 상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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