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은 공급·우주는 경쟁…"이해상충 우려"
공정위에 불허 촉구…승인시 대정부 투쟁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확대하며 경영 참여에 나선 가운데 KAI 노동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불허를 촉구했다. 항공 분야에서는 한화가 KAI의 주요 공급업체인 동시에 우주 분야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어 이해상충과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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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조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항공에서는 공급업체, 우주에서는 경쟁업체인 한화의 KAI 경영 참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공정위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한화가 KAI의 주요 공급업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T-50 계열 엔진을 공급하고 2024년 KF-21 최초 양산 부품 17종에 대해 4731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화시스템 역시 소형무장헬기(LAH) 항공전자장비와 KF-21 임무컴퓨터·다기능시현기·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등을 납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 같은 공급업체가 주요 주주로 KAI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독립적인 구매·공급망 의사결정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 계열사 제품이 우선 채택되거나 경쟁 부품업체의 사업 기회가 줄어들 경우 국내 항공·방산 협력업체의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양사가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2023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KAI와 670억원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 합성개구레이다(SAR) 검증위성 K모델 개발 계약을, 한화시스템과는 678억7000만원 규모의 H모델 개발 계약을 각각 체결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를 토대로 양사가 초소형위성체계 후속 양산사업을 놓고 실제 경쟁하고 있는 관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한화가 KAI 경영에 참여하면 입찰가격과 사업 원가, 기술개발 전략, 협력업체·컨소시엄 구성, 연구개발 투자계획 등 경쟁과 관련된 주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노조는 공정위가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당시 함정부품 공급과 함정 건조 간 수직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이유로 시정조치를 부과했던 점을 언급하며, 한화와 KAI의 경우 공급 관계와 우주사업 경쟁 관계가 함께 얽혀 있어 보다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KAI 주식을 매입해 이달 10일 기준 지분 15.89%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상장사 지분 15% 이상 취득에 따라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 대상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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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조는 "항공·우주산업의 독립적인 경쟁질서를 지키기 위해 한화와 KAI의 기업결합을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거나 조건부 승인할 경우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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