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전국 250개 시·군·구 분석
편의점 밀도 높을수록 고혈압 유병률 ↑
편의점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편의점 중심의 식품 환경이 지역 주민의 만성질환 위험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전국 250개 시·군·구를 분석한 결과 편의점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고혈압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만과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비감염성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부족, 식습관 등 개인의 생활습관뿐 아니라 주변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특히 열량과 나트륨, 지방, 당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은 비만과 고혈압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최근에는 개인의 식습관뿐 아니라 어떤 식품을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는지 등 '식품 환경'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1인 가구 증가와 경제활동 참여 확대, 외식산업 성장 등이 맞물리면서 외식과 가공식품, 즉석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편의점은 단순한 보조적 소매점에서 벗어나 주요 식품 구매처로 자리 잡았다. 접근성이 높고 영업시간이 긴 데다 비교적 저렴한 가공식품을 다양하게 판매한다는 점에서 바쁜 도시 거주자들이 이용하기 쉬워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수는 2019년 4만3975개에서 2022년 5만7617개로 3년 만에 31%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식품 가운데 상당수는 열량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초가공식품인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전국 25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편의점 밀도와 비만·고혈압 유병률이 지역별로 어떻게 분포하는지 살펴보고,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공간적 연관성을 분석했다. 편의점 밀도는 주민 1000명당 편의점 수로 계산했으며 연령과 성별, 소득, 교육 수준,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도 함께 보정했다
분석 결과, 지역 간 공간적 상관성을 보정한 뒤에도 편의점 밀도와 고혈압 유병률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지역의 평균 편의점 밀도는 주민 1000명당 1.12개였다. 평균 비만 유병률은 30.98%, 고혈압 유병률은 22.76%였다.
연구팀은 주민 1000명당 편의점이 1곳 늘어날 때마다 해당 지역의 고혈압 유병률이 평균 0.968%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지역의 식품 환경이 고혈압 유병률의 지역별 차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편의점 밀도가 고혈압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구체적인 영향 경로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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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정책적으로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의 영양 수준을 개선하고 저염·건강식 선택지를 확대해야 한다"며 "또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영양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는 방안이 만성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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