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 PFAS 대체물질 GenX 발달신경독성 규명…신경망 기능도 저하

유해성이 문제가 된 과불화화합물(PFAS)을 대신하기 위해 개발된 물질이 오히려 뇌 발달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 줄기세포로 만든 '미니 뇌'에 대체물질을 노출하자 크기가 최대 35% 작아지고 신경세포 생성과 신경망 기능까지 떨어졌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는 가민한 융합독성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대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PFAS 대체물질 'GenX(HFPO-DA)'의 발달신경독성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GenX 노출 농도에 따른 대뇌 오가노이드 크기 비교. GenX의 농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농도 의존적으로 대뇌 피질 오가노이드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작아짐. 연구팀 제공

GenX 노출 농도에 따른 대뇌 오가노이드 크기 비교. GenX의 농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농도 의존적으로 대뇌 피질 오가노이드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작아짐.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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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AS는 물과 기름에 강하고 잘 달라붙지 않는 특성 때문에 다양한 산업·생활제품에 사용돼 왔다. 그러나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체내에 축적되는 특성 때문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GenX는 대표적인 PFAS인 과불화옥탄산(PFOA)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물질이다.

연구팀은 사람의 뇌 발달 과정을 모사한 대뇌 오가노이드에 GenX를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그 결과 오가노이드 크기는 농도에 따라 최대 35% 감소했다. 증식 중인 신경전구세포도 최대 26% 줄었다.


흥미로운 점은 오가노이드가 작아진 원인이 세포의 죽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GenX가 세포사멸을 일으켜 오가노이드 크기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포사멸 분석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신경로제트와 뇌실대 구조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GenX가 세포를 직접 죽이기보다는 신경전구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방해해 뇌가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enX 노출에 따른 대뇌 오가노이드의 성장 및 신경망 형성 저해 연구 요약. 연구팀 제공

GenX 노출에 따른 대뇌 오가노이드의 성장 및 신경망 형성 저해 연구 요약.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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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안 죽여도 뇌 발달 방해…신경망 기능까지 저하


GenX의 영향은 신경세포 형성과 기능에서도 확인됐다. 신경세포와 성상교세포,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생성이 감소했고 흥분성·억제성 시냅스 관련 지표도 함께 줄었다.


다중전극어레이(MEA)를 이용해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활성 전극 수와 발화율, 버스트 빈도 등이 감소했다. 오가노이드의 구조적인 발달 저해가 실제 신경망의 자발적 활동과 동기화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전사체 분석에서는 축삭 유도와 시냅스 조립, 신경전구세포 유지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감소하고 산화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는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GenX가 신경발달 신호를 교란하는 동시에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발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유해물질을 규제한 뒤 비슷한 구조의 대체물질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위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후회스러운 대체(regrettable substitution)' 문제를 인간 유래 뇌 모델을 통해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를 수행한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의 공동 주저자와 교신저자. (왼쪽부터)이병석 책임연구원, 이영주 선임연구원, 가민한 책임연구원, 현성애 책임연구원. KIT 제공

연구를 수행한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의 공동 주저자와 교신저자. (왼쪽부터)이병석 책임연구원, 이영주 선임연구원, 가민한 책임연구원, 현성애 책임연구원. K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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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대신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형태와 세포, 시냅스, 전기생리, 유전자 발현까지 한꺼번에 분석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차세대 대체시험법(NAMs)을 향후 화학물질의 발달신경독성 평가와 국제 시험 가이드라인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GenX 노출과 신경발달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한 연구는 아니다.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 실험을 통해 뇌 발달 과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독성과 작용 기전을 제시한 단계다.


주저자인 현성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 플랫폼으로 발달신경독성을 다층적으로 평가한 사례"라며 "국제적으로 활용 가능한 표준화된 시험체계를 구축해 신규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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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 바이오(Materials Today Bio)'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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