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데이터센터, 보험의 새 위험으로
고가 장비 밀집…작은 사고가 대규모 손실로
발전·송전 설비에 사이버까지 리스크 ↑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보험업계가 데이터센터의 복합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이 사용되고 고가 장비가 집중된 데다 냉각액 누출과 사이버 공격 등 새로운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작은 사고도 대규모 재산·영업 중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기존 보험약관만으로 사고 원인과 보장 범위를 가리기 어려울 수 있어 위험진단 및 담보 체계를 정교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보험도 긴장…복합위험 대응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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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화재보험협회는 지난달 11개 손해보험사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위험 진단과 보상 등을 다룬 기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전력공급 기기·배터리실·항온항습 시스템 등 데이터센터의 주요 설비를 위험도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지 살펴보고 실제 진단 사례를 공유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등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과 확산 경로를 분석하고 관련 담보조건 설계 및 보상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쟁점도 논의했다.

보험업계가 데이터센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막대한 전력이 들어가는 시설인데다 고가 장비가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어 작은 사고도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무정전전원장치(UPS), 냉각 설비 가운데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정전·과열·시스템 장애가 연쇄적으로 일어나 시설 전체가 멈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다양한 장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단일 설비의 장애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개별 설비 고장은 물론 사고가 연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반영해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력·냉각·사이버까지…데이터센터 위험 다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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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데이터센터 내 발열을 잡는 냉각액을 서버 내부에 직접 순환시키는 액체 냉각 방식이 확산하면서 기존 보험약관으로 손해 원인과 적용 담보를 구분하기 어려운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재물보험사 FM에 따르면 냉각액 누출에 따른 침수 손해는 데이터센터 전체 손해 비용의 24%를 차지했다. 김진억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냉각액 누출의 경우 설비 결함과 수해의 성격이 함께 있을 수 있어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원인을 규명하고 보장 범위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내부뿐 아니라 외부 발전·송전 설비의 안정성도 중요하다. 가스터빈과 변압기 등 핵심 설비는 고장 시 교체에 수년이 걸릴 수 있고 일부 전력 부품은 공급망 제약으로 발주 후 납기까지 2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력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완공 이후에도 데이터센터를 정상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FM은 "증기·가스터빈 고장은 발전 설비 사고 가운데 꾸준히 피해 규모와 비용 부담이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이 같은 손실의 상당 부분은 예측·예방이 가능한 만큼 설비 노후화와 교체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면 데이터 유출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피해로 번질 수 있다. 해커가 전력·냉각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하면 서버 과열과 장비 손상, 영업 중단 손실이 한꺼번에 발생한다. 이때 재산보험에서 사이버사고를 면책하거나 사이버보험이 물리적 손해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으면 보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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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위험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기존보다 정교한 위험 평가와 보장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연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핵심 장비의 공급망 제약에 따른 공사 지연과 전력·냉각 시스템 불안정, 사이버 공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운영 안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이에 해외에서는 건설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보장 체계를 정교화하고 위험 이전 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복잡성과 탄소 규제 영향 등으로 손해액 산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보험업계가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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