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쟁의 기준을 시행령에 담을 수 있는지를 놓고 대통령과 주무 장관 사이 논의가 공전하고 있는데 이제 그만 정리해야 한다.


애초 국회가 '사업경영상의 결정'이라는 넓은 문구를 넣으면서 하위 법령에 세부 기준을 맡길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게 문제의 뿌리다. 당장 산업 현장에선 공장 신설·이전이나 투자, 사업 재편 같은 경영상 판단이 어느 경우 쟁의 대상이 되는지를 놓고 노사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개정법의 또 다른 쟁점인 사용자성 판단에서도 지난달 10일까지 노동위원회에 458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사안별로 다퉈야 한다면 기업과 노동자 모두 불확실성의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시행령으로 쟁의 대상의 경계를 구체화하다 모법을 벗어나면 위법·무효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우려에도 근거는 있다. 그렇다고 해석지침을 보강하는 데 그쳐서는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렵다. 모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령·시행규칙으로 기준을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는지 법제처와 함께 끝까지 따져봐야 한다. 그래도 어렵다면 정부가 필요한 기준과 위임 근거를 보완하는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고 처리를 설득하는 게 책임 있는 행정이다.


노동계도 이 논의 자체를 '재계 편들기'로 폄하할 일이 아니다. 쟁의 범위가 과거보다 넓어진 것과 그 확대된 범위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노동권을 시행령으로 임의 축소해서는 안 되지만, 노사 모두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예측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우는 일까지 막을 명분은 없다. 경계 설정 자체를 거부한다면 모든 경영 판단을 쟁의 대상으로 보고 다툴 수 있는 불확실성을 남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노동자에게도 기업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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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논쟁이 다시 찬반 대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시행령으로 풀 수 있는 것은 풀고, 법을 고쳐야 할 부분은 보완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가능한 행정 수단을 찾고 필요하면 입법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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