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금융위 실무진 감사 논란
감사원 "추가 감사 아니다"
정책감사 폐지 기조와 충돌 우려

이재명 정부가 '정책감사 폐지'를 공언한 가운데 감사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업무를 담당한 금융위원회 실무진을 대상으로 개별 감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가격이 급등락하고 개인투자자 손실이 커지자 감사원이 관련 정책 추진 과정까지 들여다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정책 추진 여부를 결정한 의사결정권자가 아닌 집행을 맡은 실무진에게 사후적으로 책임을 묻는 '꼬리 자르기식 감사'가 될 경우 공직사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책감사 폐지한다더니…감사원, 레버리지 ETF 금융위 실무진 감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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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이뤄진 감사에서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담당 과장 등 실무진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신규 상품 도입을 담당하는 부서다. 감사원이 지난 6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금융투자자 보호 실태 감사에 착수한 데 이어 레버리지 ETF 도입을 추진한 실무부서까지 점검 범위를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감사원은 별도의 추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식 감사 기간 이후에는 추가 출장이나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감사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자산운용 담당 과장과 한 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인버스·레버리지 ETF 등 일반적인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점검했지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별도로 감사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감사원 설명대로라면 금융위·금감원을 대상으로 한 감사는 지난 6월24일부터 20일간 실시돼 이미 종료된 상태다. 당시 감사원은 이 감사가 연초 감사계획에 포함된 예정된 감사로, 정책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과 규제, 자율규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상품 출시 자체의 적정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거래 취약계층과 일반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마련됐는지를 살펴보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회와 금융위, 금융권의 복수 관계자들은 감사원이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금융위 실무진의 정책 추진 과정을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초 진행된 금융투자자 보호 실태 감사와는 별개로, 레버리지 상품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이 사실상 후속 감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지난 5월27일 국내에 처음 상장됐다. 금융위는 국내외 ETF 간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린다는 취지로 관련 상품을 도입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상품가격은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11일 종가 기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만400원으로 상장 당시 가격인 2만원보다 48.0% 떨어졌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7435원으로 상장가 대비 62.8% 급락했다.


개인투자자 손실도 상당하다. NH투자증권 고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투자자 가운데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 비율은 각각 95%, 94%에 달한다.


이번 감사는 정부가 강조해온 '정책감사 폐지'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공무원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정책감사를 지양해왔고, 정책감사 폐지를 정부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정책감사는 정책 결정 과정의 위법·부패 여부를 넘어 정책 판단 자체의 옳고 그름까지 감사원이 사후적으로 따지는 감사 관행을 말한다.


금융권에서는 감사 범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당시의 정책 판단이나 실무진의 의사결정 과정으로 확대될 경우 사실상 정책감사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이 금융위 실무부서만의 판단으로 결정된 사안이 아닌 만큼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집행 부서에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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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계기로 금융위뿐 아니라 산하기관이나 연구기관에서도 레버리지 상품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했거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불려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일을 적극적으로 하면 사후에 직권남용이 문제 되고, 신중하게 접근하면 직무유기라는 식이면 공무원들이 어떻게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겠느냐"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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