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재판장에 소송지휘 구걸해야 했다"

김건희 여사 측 법률대리인인 유정화 변호사가 김 여사가 정신과 약을 먹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호소했음에도 특검이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가 6월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6월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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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유정화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 심리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공판 상황을 올렸다.


앞서 김 여사는 267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받고도 전달 경위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김 여사에게 특검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하자 김 여사는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는 다 하셨냐? 저만 했죠? 근데 어떻게 이례적이라 얘기하실 수 있냐"고 반박하는 등 김건희 특검과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재판부와도 설전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유 변호사는 "김 여사가 여러 차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특검은 같은 취지의 질문을 표현만 바꿔 수없이 반복했다"며 "특검이 입증하지 못한 부분을 증인의 '기억 없음' 탓으로 돌려서도, 재판부가 그 과정의 방관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재판에서 입증책임은 수사기관에 있는데 증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빈칸을 추측으로 메우는 건 입증은 아니다"며 "재판장은 검사의 신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반복·추측·압박성 질문으로 증언이 왜곡되지 않도록 통제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기억을 감퇴시키는 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재판장에게 이야기하며 소송지휘(증언 압박 금지)를 구걸해야 했다"며 "증언거부권은 기소가 확정돼야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답변으로 인해 본인이나 친족이 기소 또는 처벌받을 염려가 있는지를 따지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재판부는 그 위험을 지나치게 가볍게 취급하고 증언거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것에 대해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며 "이제 대한민국 법정은 증거가 결론을 짓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결론에 맞춰 증거와 증언을 만드는 수준이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엄격한 법리의 보고였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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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끝난 뒤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김 의원 부부가 당 대표 선거에서 받은 지원 등에 대한 대가로 가방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청탁이나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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