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물에 사흘 담가도 끄떡없다…마그네슘 합금 부식 60분의 1로[과학을읽다]
UNIST, 철 불순물 제거 대신 입자 속에 가둬…고순도 원료 의존도 낮출 가능성
가볍지만 쉽게 부식돼 활용에 한계가 있었던 마그네슘 합금의 부식 속도를 기존보다 최대 6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기술이 개발됐다. 부식을 일으키는 철 불순물을 제거하는 대신 다른 물질로 감싸 마그네슘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발상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박성수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마그네슘 합금 속 철 불순물을 작은 입자 안에 가두는 방식으로 고내식성 마그네슘 합금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마그네슘은 구조용 금속 가운데 가장 가벼워 자동차와 항공기, 드론, 휴대용 전자기기 등 경량화가 중요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물이나 염분에 쉽게 부식되는 것이 단점이다.
특히 마그네슘 원료에 미량 포함된 철은 부식을 촉진하는 주요 원인이다. 철이 마그네슘과 직접 접촉하면 주변 마그네슘이 먼저 녹으면서 표면 손상이 빨라진다. 기존에는 이를 막기 위해 철 함량을 최대한 낮춘 고순도 마그네슘 원료를 사용하는 방식이 주로 고려됐다.
연구팀은 반대로 철을 없애지 않고 마그네슘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가두는 방법을 택했다. 마그네슘 합금에 소량의 스칸듐을 첨가하면 철이 많은 입자 중심부를 철이 거의 없는 스칸듐 화합물 껍질이 감싸는 '코어-셸(core-shell)' 구조가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여러 원소를 이론적으로 계산해 스칸듐을 적합한 첨가 원소로 선정했다.
실험 결과 스칸듐을 넣지 않은 마그네슘-알루미늄 합금은 소금물에 사흘 동안 담가두자 심하게 부식됐지만, 스칸듐을 첨가한 합금은 큰 형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철 없애지 않고 '봉인'…고순도 원료 한계 넘었다
무게 변화를 토대로 측정한 부식 속도는 연간 22.2㎜에서 0.38㎜로 낮아져 약 6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상용 마그네슘 합금에 극미량의 스칸듐만 첨가한 경우에도 부식 속도가 기존의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새 합금은 초고순도 마그네슘 합금보다 철 불순물이 6배 이상 많이 포함됐는데도 부식 속도가 더 느렸다. 연구팀은 값비싼 고순도 원료를 사용해야 내식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존 접근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합금 설계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 마그네슘 기반 소재의 내식성을 높이려면 철 함량을 최대한 줄인 값비싼 고순도 원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값비싼 초고순도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마그네슘 소재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설계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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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이 연구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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