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디지털 알림에 지친 Z세대 직장인
"회의 중 손으로 메모…집중·기억에 도움"
취향 담은 소품으로 '나만의 책상' 꾸미기도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미국 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포스트잇 등 아날로그 도구를 다시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업무 알림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손글씨로 메모하고 종이에 할 일을 적는 등 아날로그 방식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사무용품과 소품 등을 활용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며 업무 공간을 꾸미려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 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포스트잇 등 아날로그 도구를 다시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미국 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포스트잇 등 아날로그 도구를 다시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Z세대, 직장에 펜·종이 다시 가져온다"

최근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Z세대가 직장에 펜과 종이를 다시 가져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아날로그 사무용품이 주목받는 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매체는 "Z세대 직장인들이 최신 기술과는 정반대인 저기술(low-tech) 도구를 다시 찾고 있다"며 "고급 노트, 알록달록한 데스크 패드, 손글씨 메모, 포스트잇 등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AI생성이미지

AI생성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

실제로 사무용품 업체 퀼(Quill)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직장인의 94%는 할 일 목록을 디지털로 완료 표시하는 것보다 종이에서 직접 지우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슬랙과 이메일 등 각종 알림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환경 때문에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퀼의 대표 길 그랑부아는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보다 일기를 쓰거나 회의 중 손으로 메모할 가능성이 두 배 높다"고 했다.


이 가운데 아날로그 용품 중 포스트잇에 대한 젊은층의 선호는 특히 두드러졌다. Z세대 직장인의 56%는 동료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는 것보다 포스트잇을 남기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인사 담당자인 제시 레이 역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무실 물건 중 하나로 포스트잇을 꼽았다. 그는 구글 문서에 모든 내용을 기록하는 대신 포스트잇을 활용해 회의 내용을 기록하거나 모니터에 할 일을 붙여두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는 "손글씨는 타이핑보다 집중력을 높이고 정보를 더 잘 기억하게 해준다"며 "키보드로 대화를 따라가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손글씨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질을 확실히 향상시켜 주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내 책상은 내가 꾸민다"…개인화되는 업무 공간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원본보기 아이콘

아날로그 도구를 단순히 업무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자신만의 업무 공간을 꾸미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물건만 두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소품과 문구류를 책상에 배치해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고, 개인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애니메이션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캘빈 리 역시 사무실에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팬으로서 내 공간을 직접 꾸미는 게 즐겁다"며 "기능적이면서도 편안한 업무 공간을 만드는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리의 책상에는 포켓몬 포스트잇, 마블 피짓 토이(손 장난감), 스티커로 덮인 노트북 등이 놓여 있다. 립밤과 안약 같은 실용적인 물건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공간을 어떻게 꾸미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Z세대가 획일적인 업무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D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리아 M. 오밀리언-호지스(Leah M. Omilion-Hodges) 교수는 "장식이 있는 노트, 스티커, 개인화된 책상 공간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단순히 미적인 것을 넘어선다"며 "이들은 일하는 데 반드시 정해진 방식이 있다는 경직된 생각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신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