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한은 떠나는 유상대 한은 부총재
시장 관심 쏠린 백투백(연속) 인상 여부
"GDP·물가, 인상 결정한 7월 흐름 지속"
경제전망 통해 향후 성장·물가 향방 최종 확인

이달 한국은행을 떠나는 유상대 부총재가 최근 확인된 성장과 물가 지표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7월의 흐름을 이어갔다고 봤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물가 해석에 대해선 소비자물가가 상승 폭보다 목표 수준(2.0%)을 웃도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발 성장으로 수요측 물가 압력이 커져 끈적하게 올라가는 근원물가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강조했다.


8월 백투백(연속) 기준금리 인상 등 추가 인상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다만 그는 다음 금리 결정이 있을 이달 27일보다 일주일 앞선 오는 20일을 끝으로 부총재 자리에서 물러나 결정에 직접 참여하진 않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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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백 인상 여부 "8월 경제전망까지 확인"

그는 백투백 금리 인상 여부는 8월 경제전망까지 최종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앞서 7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신현송 한은 총재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유 부총재는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강화되고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7월에 금리 인상을 결정했는데, 최근 발표된 2분기 GDP와 7월 물가에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성장과 물가에 대한 과거 데이터를 확인했다면, 이제 관건은 이번주부터 한은 조사국에서 본격적으로 작업할 8월 경제전망을 통해 향후 성장 및 물가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흐름인지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통관수출을 통해 성장 추이를 가늠하고, 수요측 물가 압력의 중추인 민간소비를 확인할 수 있는 신용카드 사용액 등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례적 소득 증가세, 내수 파급 영향 지켜봐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2000년 이후 크게 4번 있었다. 이번 인상기의 차별화된 특징은 교역조건 개선으로 전례 없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확대와 경상수지 증가가 동반됐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1910억달러 흑자를 기록, 지난해 연간(1231억달러) 기록의 1.6배 수준까지 올라섰다.


유 부총재는 성장 면에서 이례적 소득 증가세가 점차 내수로 파급될 것으로 봤다. 수출 가격이 교역조건 변화를 견인했던 시기에는 수입 가격이 견인한 시기에 비해 소비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투자가 초기부터 즉각 확대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동사태로 높아진 비용 압력의 파급 효과와 함께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경계 대상이다.


"물가 상승 폭보다 목표 수준 상회 기간 우려↑"

기준금리 상단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준(3.5%, 2023년 1월~2024년 10월) 이상으로 열어둬야 하냐는 질문엔 "당시엔 전쟁에 따른 공급 측면 충격이 있었고, 코로나19 이후 상승분이 포함돼 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갔다. 이번엔 물가가 그 정도까지 올라갈 거라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이번엔 물가를 올리는 충격이 공급 측면보다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발생하는 수요 압력이라고 보고, 근원물가가 점진적이면서 지속해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짚었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러·우 전쟁 당시보다 작을 수 있으나, 높은 수준의 물가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당시와는 또 다른 측면의 통화정책 고민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오래 상회할수록 기대, 임금상승 등을 통한 파급 경로가 강화될 수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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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펀더멘털 영향 커질 환경"

환율은 141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현 수준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봤다. 유 부총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환율 결정 요인은 펀더멘털하거나 중장기적 요인보다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요인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며 "대표적인 것이 수급과 기대"라고 말했다. 실제 펀더멘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와 대외 금리차, 경제 성장률 보다 일시적인 요인이 더 많이, 급박하게 작용하면서 환율이 많이 올랐다는 평가다.


그는 "수급 요인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보다 펀더멘털한 경상·무역수지 흑자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이라며 "내외 금리차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면서 중장기 요인이 일시적 요인보다 무게감을 키우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유 부총재는 "아직 수급 요인이나 기대심리 등이 남아있으니 빠른 속도로 내려갈 거라고 보진 않지만, 방향을 말하라고 하면 밑으로 잡을 것"이라며 환율 레벨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원화 국제화, 환경 조성 시작…변화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원화 국제화는 반도체발 이례적인 성장으로 한국 시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지금이 추진의 적기라고 봤다. 유 부총재는 "외국인 국내 투자뿐 아니라 내국인 해외투자 규모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들이 수시로 들고 나는 외환시장의 심도가 낮아 수급에 흔들리고 변동성이 컸다"며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편안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24시간 시장 개방과 역외원화결제시스템 등 기반과 제도를 먼저 개선한 후 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점진적으로 변화해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단계적으로 변화를 해나간다 해도, 이를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처음 도입한 K점도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에 대한 금통위원 7인의 전망을 위원당 3개의 점을 찍어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와 상관없이 K점도표는 금통위원 간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서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역할을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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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입행한 유 부총재는 2021년 퇴임했다가 2년 후 부총재보로 한은에 다시 합류했다. 빠지는 시간이 일부 있지만, 햇수로 40년이다. 그는 2023년 8월21일 을지연습 훈련이 있던 날 취임식을 한 그해 말 태영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금융안정 상황이 위협받았던 일, 2024년 8월 엔 캐리 트레이드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려 휴가를 반납한 일, 그해 말 비상계엄, 지난해 4월 미국 '해방의 날' 선포 등 관세 이슈가 이어졌던 상황, 작년 말 환율이 뛰면서 외환시장 안정화에 집중했던 일, 올해 좀 안정되나 했더니 3월 중동 전쟁이 발생한 일 등을 차례로 떠올리며 "정신없이 지내 세월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후임 부총재에게 할 당부에 대해선 "훌륭한 분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답변을 대신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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