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관련 배심원 선정 시작
자서전·인터뷰가 핵심 증거
디디는 연루설 일관되게 부인

미국 힙합계의 전설로 불리는 투팍 샤쿠르의 피살 사건이 약 30년 만에 법정에서 다뤄진다. 다만 이번 재판에서도 실제 방아쇠를 당긴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1일 연합뉴스는 AP통신 등을 인용해 미국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지방법원이 이날 드웨인 '케피 D' 데이비스(63)의 살인 사건 재판을 위한 배심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미국 힙합계의 전설로 불리는 투팍 샤쿠르의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힙합계의 전설로 불리는 투팍 샤쿠르의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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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는 약 75명의 배심원 후보가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들을 상대로 갱단과의 연관성, 투팍의 음악을 들은 경험, 사건 관계자들과의 이해관계 등을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16명의 배심원이 선정되며 재판은 최대 5주가량 진행될 전망이다. 데이비스는 범죄 조직의 활동을 돕기 위해 흉기를 사용해 투팍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유죄가 인정되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앞서 투팍은 1996년 9월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음반사 데스 로 레코즈 공동 창업자 매리언 '슈그' 나이트가 운전하던 BMW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두 사람이 탄 차량이 신호등 앞에 멈추자 흰색 캐딜락이 옆으로 접근했고, 차 안에서 총격이 가해졌다. 총탄에 네 차례 맞은 투팍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엿새 뒤인 9월 13일 숨졌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함께 타고 있던 나이트는 부상을 입었으나 생존했다.


검찰은 투팍 일행이 사건 당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호텔에서 데이비스의 조카 올랜도 '베이비 레인' 앤더슨을 폭행한 것이 총격의 발단이 됐다고 보고 있다. 데이비스가 앤더슨에 대한 보복을 위해 일행과 함께 투팍의 차량을 뒤쫓았다는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투팍이 총격을 당한 교차로 인근의 한 기둥에 투팍을 추모하는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 투팍이 총격을 당한 교차로 인근의 한 기둥에 투팍을 추모하는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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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제 방아쇠를 누가 당겼는지는 여전히 미궁이다. 이로 인해 사건은 오랫동안 미제로 남았지만, 데이비스가 2018년부터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공개하면서 다시 수사의 속도가 붙었다. 그는 2019년 출간한 자서전 '콤프턴 스트리트 레전드'에서 총격에 사용된 캐딜락 조수석에 탑승했으며 총기를 뒷좌석으로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러한 공개 발언을 토대로 수사를 재개해 2023년 9월 그를 체포했다.


자서전에는 총격 당시 캐딜락에 데이비스와 조카 앤더슨, 디안드레 '프리키' 스미스, 테리 '버블업' 브라운 등 4명이 타고 있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누가 총을 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앤더슨을 포함한 나머지 동승자 3명은 모두 이미 사망했다. 다만, 데이비스 측은 검찰이 결정적 물증 없이 그의 과거 발언과 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자서전이 공동 저자에 의해 허구적으로 각색됐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데이비스의 실제 진술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번 재판에서는 힙합계 거물 숀 '디디' 콤스의 이름도 거론됐다. 데이비스는 자서전에서 콤스가 투팍과 나이트를 살해하는 대가로 돈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데이비스 일방의 주장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며, 콤스는 투팍 피살 사건 연루설을 줄곧 부인해 왔다. 콤스는 이번 재판의 증인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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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투팍은 '캘리포니아 러브', '디어 마마', '체인지스' 등의 곡을 남긴 1990년대 대표 래퍼다. 빈곤과 인종차별, 경찰 폭력 등 미국 흑인 사회의 현실을 음악에 담아 세계적인 영향력을 얻었다. 생전과 사후를 합쳐 전 세계에서 7500만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으며, 2017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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