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방어 아닌 필수 선택 된 SC 제형
알테오젠 관심 높아져…후속 경쟁력 확보는 과제

한 시간 넘게 걸리던 주사맞기가 십 수초로 줄고 있다.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제형 전환 이야기다.


그동안 제약업계에선 이런 제형 전환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방어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컸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이나 경쟁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만큼, 그 전에 투여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 제형을 내놓고 환자와 처방을 새로운 제형에 묶어두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피하주사 제형에 별도의 특허를 확보해 제품의 독점기간을 연장하려는 목적도 있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최근의 전환 속도는 이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의료 현장에서 피하주사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를 지키려고 회사가 고르던 선택지가 쓰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리는 조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말부터 미국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집에서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에자이·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의 피하주사 제형 레켐비 아이클릭(IQLIK)이 현지에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다. 주 1회 250㎎씩 두 번, 한 번에 15초면 끝난다. 그동안 환자들은 2주마다 병원을 찾아 한 시간 넘게 정맥주사를 맞아야 했다.

[바이오톡]한 시간이 15초로…정맥주사 사라지는 의료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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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에 내린 이 승인을 두고 규제당국이 피하주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승인된 아이클릭은 정맥주사를 18개월 맞은 뒤 쓰는 유지요법용이었다. 정맥주사가 관문이었고 피하주사는 그 뒤에 오는 편의성을 높이는 선택지였다. 이번에 FDA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첫 투여부터 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근거가 된 것은 새로 설계한 대규모 임상이 아니라 기존 임상의 하위 연구다. 주 1회 피하주사가 정맥주사와 같은 수준의 약물 노출량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노출량이 같으면 효과도 같다고 본 것이다.

피하주사 제형 전환 속도는 이미 숫자로 나타난다. 키트루다 큐렉스 매출은 올해 1분기 1억2800만달러(약 1810억원)에서 2분기 4억6300만달러(약 6548억원)로 한 분기 만에 262% 늘었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이 속도를 만드는 것은 특허가 아니라 현장이라고 말한다. 피하주사로 바꾸면 병원은 주사실 의자와 간호 인력을 다른 환자에게 돌릴 수 있고 환자는 이동과 대기 시간을 아낀다. 효과가 같다면 병원도 환자도 짧은 쪽을 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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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이 알테오젠으로 다시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달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알테오젠 지분 5.03%를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를 냈다. 이번 투자가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으로 읽은 것이라고 의료계는 바라본다.


알테오젠 경쟁사 할로자임의 핵심 효소 특허는 내년 9월 미국에서 만료된다. 관련 개량 특허 두 건도 지난 5월 미국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판정을 받았다. 선두 주자의 특허가 하나씩 풀리면 후발 주자의 진입 장벽도 낮아지는 만큼, 경쟁의 초점은 그다음 단계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업계는 항체와 효소를 한 주사제에 담아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 제형화 같은 후속 기술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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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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