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서 계절근로자 비자로 입국해
실종 당일 낮 36.2℃, 폭염중대경보 이어져
해남서 태국인 근로자도 입국 5일만에 사망

계절근로자 비자를 받고 입국한 지 3일 만에 경기 여주의 한 농가에서 밭일하다 사라진 외국인 여성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남에서 태국인 근로자가 배추밭에서 일하다가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사망한 지 14일 만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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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쯤 여주시 세종대왕면 한 농가 주변 수풀 속에서 30대 외국인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농장에서 일하는 A씨는 하루 전날인 7일 오후 3시쯤 밭일을 하다가 "몸이 안 좋다"며 휴식을 취하러 갔다. 이후 A씨가 돌아오지 않자 농장주는 경찰에 실종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합동 수색을 벌인 끝에 실종 28시간여 만에 수풀 사이에 쓰러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가 일하던 밭에서 불과 200m 떨어져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라오스 국적의 A씨는 지난 5일 8개월 체류 조건의 계절근로자 비자로 입국했다. A씨가 숨진 지역은 지난 4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으며, 실종 시점의 기온은 36.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온열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으며, A씨가 평소에 앓던 지병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밭의 면적이 다소 넓은 편으로, 근처에 마땅한 휴식용 시설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뙤약볕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해남에서는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밭일하던 태국 국적 30대 노동자가 어지럼증을 호소한 뒤 귀가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


당시 해남의 기온은 33.3℃. 지면 온도는 50℃를 넘었다. 해남과 여주 사업장의 공통점은 끝없이 펼쳐진 밭에 그늘 한점 없었다는 것, 그리고 입국 5일 만에 일하다가 사망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기준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으로 사망사고가 접수된 것은 총 30건이다. 그중 최소 4명의 이주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일하다가 사망했다.


이마저도 전국 응급실 516곳의 자발적 신고를 취합한 숫자여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 규모를 집계하는 데 사용되는 국가데이터처의 사망 원인통계는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해,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계절근로자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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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9일 충남 예산군 농작업 현장을 방문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휴식 시간과 폭염 대응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노동자가 폭염 대응 수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네팔어·베트남어·태국어·캄보디아어·중국어 등 18개 언어로 예방 지침을 제작해 사업장에 배포하고 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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