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한만으로는 부족…물량도 지켜야"
"수출 막은 게 아니다…지난해 수준까지 허용"
"호르무즈 통항 장담 못해…안전장치 먼저 걷을 수 없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국내 석유제품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제기된 수출제한 완화 요구에 선을 그었다. 국제유가와 국내 수급이 다소 안정되고 있지만 중동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국민 생활과 산업 활동에 필요한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동 위기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과 위기가 끝났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국내 원유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해외의 석유제품 공급 요청이 늘면서 업계에서는 수출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최고가격제로 가격이 제한돼 있는 만큼 수출을 늘려 기업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최고가격제와 수출관리를 함께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고가격제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민생의 방파제'라면, 수출관리는 국내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그는 "가격만 묶어놓는다고 해서 국민 생활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가격에는 상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해외 가격이 급등하면 정유업체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해외로 물량을 돌릴 유인이 커지고, 이는 국내 공급 감소와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가 수출을 전면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우리 석유제품에 의존하는 해외 국가와 기업의 수요를 고려해 평상시 수준인 지난해 물량의 100%까지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3~6월 휘발유·경유·등유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21.4% 감소했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45.4% 증가했다. 항공유와 윤활기유 등을 포함한 전체 석유제품 수출액도 50.9% 늘었다. 김 장관은 이를 근거로 "수출관리는 기업의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비상시에 국내에 필요한 물량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비상조치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정세가 아직 불안정하다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통항을 장담하기 어렵고 우회항로인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의 대응으로 원유 수급과 정유시설 가동률이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이를 위기 종료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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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비상조치는 필요 이상으로 오래 유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위험이 사라지기 전에 안전장치를 먼저 걷어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 국내 재고, 정유시설 가동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 여건이 충분히 안정되면 필요한 조치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기업의 이익도 중요하고 수출도 중요하다"면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국민의 삶과 국내 수급 안정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급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정부와 기업이 함께 국민의 일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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