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서 규모 7.4 지진 다시 겪어
건물 흔들리자 맨발로 대피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및 피해 빠르게 늘어

지난 6월 베네수엘라를 덮친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고 콜롬비아로 이주한 10대 형제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강진을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 등을 인용해 최근 3개월 사이 두 번의 강진을 겪은 베네수엘라 출신 윈데르 델핀(17)과 동생 데이비 델핀(15)의 기구한 사연을 소개했다.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칼리와 페레이라, 마니살레스 등 서부 주요 도시에서 건물이 잇따라 무너졌으며, 정부는 1500채가 넘는 주택이 피해를 보고 건물 61동이 완전히 붕괴한 것으로 파악됐다. AP연합뉴스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칼리와 페레이라, 마니살레스 등 서부 주요 도시에서 건물이 잇따라 무너졌으며, 정부는 1500채가 넘는 주택이 피해를 보고 건물 61동이 완전히 붕괴한 것으로 파악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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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형제는 전날 오전 콜롬비아 서부 칼리의 집에서 규모 7.4의 강진을 경험했다. 앞서 형제는 지난 6월 24일 베네수엘라를 잇달아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지진에서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당시 어머니와 할머니, 남동생을 잃었다. 두 사람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가족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26일 동안 수색을 이어갔고, 이 사연은 지난달 NYT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형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아버지 데이비드 델핀(44)이 이발사로 일하고 있는 콜롬비아 칼리로 이주했다.


하지만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 7시 34분께 콜롬비아 서부 초코주 산호세 델 팔마르 인근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원의 깊이를 약 107㎞로 분석했다. 콜롬비아 지질청은 이번 지진이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기록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밝혔다. 당시 집에 있던 형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리자 공포에 질려 밖으로 뛰쳐나왔다.

집 밖에 있었던 아버지도 지진이 발생하자 곧바로 자녀들을 찾아 나섰다. 한동안 두 아들을 찾지 못했던 그는 형제와 다시 만난 순간 지난 베네수엘라 지진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아버지는 "나와 아이들이 겪었던 일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며 "아이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기준 콜롬비아 수도도시협회가 집계한 잠정 피해 규모는 사망자 최소 132명, 부상자 570명이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가 발표한 111명 사망·87명 부상보다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AP연합뉴스

11일 오전 기준 콜롬비아 수도도시협회가 집계한 잠정 피해 규모는 사망자 최소 132명, 부상자 570명이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가 발표한 111명 사망·87명 부상보다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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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족은 지진이 발생한 지 수 시간이 지난 오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또다시 건물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지금도 집 밖에 있다. 너무 무서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괜찮다. 살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콜롬비아 서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11일 오전 기준 콜롬비아 수도도시협회가 집계한 잠정 피해 규모는 사망자 최소 132명, 부상자 570명이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가 발표한 111명 사망·87명 부상보다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특히 리사랄다주 주도 페레이라에서만 6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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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와 페레이라, 마니살레스 등 서부 주요 도시에서 건물이 잇따라 무너졌으며, 정부는 1500채가 넘는 주택이 피해를 보고 건물 61동이 완전히 붕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병원과 학교, 도로 등 기반시설도 피해를 보았다. 콜롬비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조대와 주민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힌 생존자를 찾고 있으며, 진앙과 가까운 초코주의 일부 지역은 통신까지 끊겨 정확한 피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콜롬비아 지질청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 이날 늦게까지 최소 21차례의 여진이 관측됐다.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무너진 건물에 갇힌 주민들도 있는 만큼 인명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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