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인과 같아"…'명문 가문' 배우 증조부 친일 행적 파묘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4대째 이어진 명문 의료 가문'임을 자랑스럽게 밝혔던 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밝혀지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당시 하영은 자신을 4대째 의료 가업을 이어온 집안 출신이라 소개하며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와 한양에서 개원하신 첫 한국인 의사였고, 고종 황제도 진료하셨다"고 언급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모태 금수저 가문'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누리꾼들의 추적을 통해 해당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양의원 1호를 개원했던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증조부 친일 행적 발각에 여론 격분
하영 측 "기록 확인, 마음 무거워"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4대째 이어진 명문 의료 가문'임을 자랑스럽게 밝혔던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밝혀지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당초 소속사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으나, 증조부 안상호가 대정실업친목회(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루 만에 해명을 번복하고 고개를 숙였다. 온라인상에는 "스스로 집안의 부와 명성을 자랑하다 친일 행적이 밝혀졌다"며 "자랑에 심취해 자멸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불거졌다. 당시 하영은 자신을 4대째 의료 가업을 이어온 집안 출신이라 소개하며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와 한양에서 개원하신 첫 한국인 의사였고, 고종 황제도 진료하셨다"고 언급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모태 금수저 가문'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누리꾼들의 추적을 통해 해당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양의원 1호를 개원했던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하영 증조부 "나는 일본인과 같아"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1904년 귀국한 그는 순종 전의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 양의원을 개원했다.
1918년 12월10일 자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게재된 '완전히 내지화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상호는 "나는 일본인과 같아 옷도 일본 의복을 입고 아내도 일본 여자다. 집안의 규율이나 음식 생활을 다 일본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에서 조선어를 쓰지 않아 자녀들이 조선어를 모르고, 조선인과의 교류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총독부는 성공한 조선인 지식인이 일본식 생활 체계를 완벽히 따르는 모습을 일선동화 및 내선일체의 바람직한 모범 사례로 부각하여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적극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종 독살설' 의혹도
증조부 안상호의 이름은 대한제국 황실의 비극인 '고종 독살설'과 관련된 야사 및 회고록에도 등장한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비 이방자 여사는 수기를 통해 "조선총독부에서 시의 안상호에게 독살할 것을 명령했다는 뜻밖의 소문을 들었다"고 적었다.
당시 궁내부 사무관이었던 일본인 곤도 시로스케의 회고록 '이왕궁비사'에도 민병석, 윤덕영 등이 총독부 대관과 모의하여 안상호에게 독을 사용하게 했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안상호의 이름은 고종의 독살설을 다룬 '이방자수기'와 '이왕궁비사'에도 등장한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비였던 이방자 여사는 수기에 "뜻밖의 소문을 들었다. 조선총독부에서 안상호에게 독살할 것을 명령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KBS '역사스페셜'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아울러 안상호는 1916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자 민영기가 설립하고 이완용, 송병준, 조중응 등이 참여했던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대정친목회)'에 몸담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하영의 조부인 고 안부호 가톨릭대 의대 주임교수의 과거 이력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안 교수는 1949년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소록도 내에서 한센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 정관수술(단종), 강제 낙태, 노역 등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던 시기다. 안 교수가 인권침해 행위에 직접 가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증조부 의혹에 연쇄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모양새다.
"사실무근" 호언장담하다 하루 만에 번복
하영의 소속사인 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는 초기 언론 취재에 "온라인상에 알려진 친일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무근"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증조부의 친일 단체 이력 및 총독부 기관지 인터뷰 실물이 속속 공개되자, 하루 만인 11일 오전 공식 입장문을 내고 당초 해명을 전면 번복했다.
소속사 측은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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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배우 하영은 방송에서 집안의 4대 의료가업 이력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져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태"라며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깊이 깨달았으며 앞으로 더욱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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