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밀린 광주 군공항… 어디로 가나[양낙규의 Defence Club]
광주비행장 '전투 조종사의 산실'로 지칭
예천, 서산, 충주 비행단으로 분산 이전 검토
광주 군 공항의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배치한다. 광주기지는 새 부지로 유력한 무안으로 한꺼번에 일괄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에 임시 배치하라'라고 지시했는데, 군은 이에 따라 제1전투비행단을 예하 3개 대대로 쪼개고 각각 다른 지역으로 분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군 공항은 공군 제1전투비행단이 사용하는 공군기지다. 1966년 현 광주기지에 정착한 이후로부터 전투 조종사 양성을 위한 고등비행교육과 서남부 영공방위 임무 등을 수행하는 곳이다. T-50 고등훈련기, 국산 경공격기 TA-50 블록2 등 항공전력이 배치돼 있다.
전투기 조종사 비행교육 과정 담당
입문-기본-고등으로 이루어진 비행교육 과정 중 마지막 고등비행 교육을 진행한다. 고등비행 교육 과정 수료 후 전투 임무를 부여받은 예비 전투 조종사들이 부대 배치 전 무장 운용을 비롯해 전술 비행을 실습하는 전술입문과정도 광주기지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광주기지는 대한민국 정예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을 배출하는 '전투 조종사의 산실'로 불린다.
제1전투비행단 예하에는 제189·제216비행교육대대 등 2개 비행교육대대와 제206전투비행대대 등 3개 대대가 있는데, 이 중 비행교육대대 2곳이 T-50 고등훈련기를 운용하며 전투조종사 양성 임무를 맡아왔다. 제206전투비행대대는 국산 경공격기 TA-50 블록2를 운용하며 서남권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 전투기가 서남권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 침입했을 때 출격하는 부대 중 하나다.
전국 3대 비행대대로 분산 이전 검토
향후 1전투비행단 예하에 있는 3개 비행대대를 제16전투비행단(예천)과 제20전투비행단(서산), 제19전투비행단(충주) 등 3개 비행단으로 분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1전투비행단 기능이 옮겨가는 비행단은 격납고와 활주로 등 기존 비행시설을 똑같이 이용하면서도 대대급 규모의 인원과 전력을 추가로 운용해야 하기에 임무수행 환경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등비행훈련 임무를 맡아온 제1전투비행단이 대대별로 쪼개지면 시뮬레이터 등 훈련 장비와 지원인력도 분산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새 부대에서 충분한 비행 여건을 확보하지 못해 전투 조종사 양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예산 등 공군 현실적 문제 반영 안 돼
분산 배치에 따른 예산 우려도 제기된다. 대통령 지시로 부대 이전이 갑자기 속도감 있게 추진됐지만, 정작 공군의 내년도 예산 계획에는 부대 이전이나 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결정한 광주 군 공항과 관련 "공군 전력을 다른 기지로 분산하면 부지를 조기에 쓸 수 있다는 청와대의 구상이 우리 공군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광주 군 공항은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Collocated Operating Base·COB) 중 한 곳으로, 유사시에 미군 항공 전력이 전개되는 곳이다. 현재는 미 8전투비행단 예하 8군수정비대대가 배치되어 있다. 평시에 미 공군 작전부대가 상시 주둔하지는 않지만, 유사시에 미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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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당국은 이 때문에 광주기지 이전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이에 대해 "우리는 주재국의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즉각 대응 능력과 역량을 갖춘 전력을 유지하고, 동맹국과 함께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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