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일로 역대 최장 유예 조치
고유가 심각…중간선거 의식 관측
해운·조선업계 반발에 '절충안'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선박으로만 항구 간 화물 운송을 제한하는 '존스법(Jones Act)'의 적용 예외 기한을 90일 더 연장했다. 공화당 의원들과 해운·조선업계 반발에도 고유가 문제를 더 시급한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예외 조치를 운항 건별로 승인하는 등 더 엄격한 승인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美정부, 존스법 적용 예외 90일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제이미 프랭클린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백신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각) CNBC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존스법 적용 예외를 90일 연장해 오는 11월 중순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지 3주가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17일 처음 60일간 존스법 적용을 유예했고, 5월 다시 90일 연장했다. 이로써 총 유예기간도 240일로 늘어나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이번에는 휘발유·제트연료·원유·나프타·액화천연가스(LNG)·대두유·비료 등으로 운송 품목을 제한했다. 또 미 국방부가 연방해사청(MARAD)과 협의해 자국 선박의 가용성 등을 따져 운항 건별로 예외 적용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미 해운업계의 반발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를 오가는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국기를 달며, 미국인이 소유하고 미국인이 승무원으로 탑승하도록 규정한 법률이다. 이번 연장은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고 미국 석유 비축량이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뤄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 관련 표심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적용 유예로 미국 연안 항구를 오가며 외국 선박이 운송한 횟수는 230여차례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행정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는 이 기간 약 5500만배럴의 화물이 예외 조치를 통해 운송된 것으로 추산했다. 그동안 백악관은 휘발유·경유·항공유 등의 자국 내 운송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해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전일 존스법 적용 예외 조치를 정부의 고유가 대책 중 하나로 꼽으며 옹호했다.
해운업계 반발…반대선 '폐지론' 고개
미 해운업계는 이번 예외 조치에 건별 심사가 도입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존스법 예외 조치가 기름값을 낮추지 못한 채 자국 일자리와 조선산업을 위협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제니퍼 카펜터 미국해운파트너십(AMP) 회장은 "예외 조치는 미국 소비자의 연료 가격을 낮추지 못했고 석유 트레이더들의 마진을 높이는 데 이용됐다"고 말했다. 미국조선협의회(SCA)도 향후 예외는 국가안보상 필요성이 엄격하게 입증된 경우에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의원 52명은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존스법을 내달 예정대로 종료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당시 이들은 "지금의 유예는 적대국들이 미국의 해상 우위를 약하게 만드는 허점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미국 해운산업과 국가 안보를 위해 예정대로 (유예를)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법안 자체를 폐지하거나 현실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적용 예외 조치를 연장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LP 창업자는 지난 6일 블룸버그통신 기고에서 이란 전쟁 기간 존스법 예외로 미국 내 석유제품 해상 운송이 늘어난 점을 들어 의회가 법을 폐지하거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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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토연구소도 존스법을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주의 정책으로 보고 있다. 미국산 선박과 미국 선원 이용을 강제해 운송비를 높이고 해상 운송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외국 선박의 미국 내 운항을 막는 방식으로는 조선·해운업 경쟁력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애틀랜틱카운슬 역시 지난달 보고서에서 자국의 부족한 해상 수송 능력을 키우려면 미국 건조 의무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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