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점유율 56% 독주…경쟁사 대비 저평가
"과도한 쏠림 완화, 전술적 재진입 최적기"
모건스탠리 목표주가 260만원 유지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이클이 전 세계 반도체 투자의 판도를 바꿔 놓은 가운데 최근 주가 조정을 받은 SK하이닉스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미국 투자전문매체에서 나왔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AI 메모리 호황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상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투자 매력이 더 크다는 평가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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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체는 SK하이닉스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 조정을 받은 것을 두고, 기업 펀더멘털의 약화보다는 지나치게 높아진 시장 기대와 기술주 전반의 매도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모틀리풀 "마이크론·샌디스크보다 SK하이닉스"

모틀리풀은 10일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가 아니다, 최고의 AI 메모리주는 이 한국 기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SK하이닉스를 AI 메모리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투자 대상으로 평가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확장이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AI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를 등에 업고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상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올해 마이크론 주가는 약 212%, 샌디스크는 439% 상승했다.

그럼에도 모틀리풀은 SK하이닉스에 더 강한 투자 기회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주가 하락이 회사의 사업 경쟁력이나 실적 전망이 악화한 결과라기보다는 시장의 과도하게 높아진 기대와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판단에서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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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실적이 정점을 새로 썼음에도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에서 최근 조정은 펀더멘털보다 시장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모틀리풀은 이 같은 주가 조정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봤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핵심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HBM 시장 56.4% 장악…AI 메모리 핵심 공급망

SK하이닉스의 가장 강력한 투자 포인트로는 HBM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꼽힌다. 모틀리풀은 시장조사 업체 IDC 자료를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HBM 시장에서 56.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HBM은 AI 가속기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로,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확대될수록 HBM 수요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단순한 현재 실적을 넘어 향후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모틀리풀은 SK하이닉스가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이 확대될수록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메모리 산업의 수요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생성형 AI 확산 이후에는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틀리풀은 이 같은 변화가 메모리 업종의 장기적인 성장 사이클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선행 PER 5.5배…"주가 조정이 오히려 기회"

밸류에이션 역시 SK하이닉스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5배다. 샌디스크의 5.9배보다도 낮고, 마이크론의 약 12배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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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성과 HBM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모틀리풀의 판단이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후에도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흐름과 기업의 실적·사업 경쟁력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장기 고객 계약 확대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경우 SK하이닉스가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고,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장기간의 실적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도 "메모리주 재진입 시점"…가격 상승 둔화는 변수

비슷한 분석은 최근 모건스탠리에서도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발표한 아시아 기술주 보고서에서 "메모리 부문 조정의 가장 가파른 부분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전술적 재진입 시점을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메모리주 급락이 산업 침체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기보다 경기순환 과정에서 나타난 조정이라는 판단이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반도체주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주주환원 프로그램과 AI 관련 설비투자 확대를 꼽았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260만원,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37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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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부터 재고와 공급이 증가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향후 실적 전망이 상향될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메모리 관련주에 투자자금이 과도하게 쏠리고 있다며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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