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통제" 강조
이란 배상 요구에 맞불
이란, 군 수뇌부 교체·내부 결속 주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의 전쟁 피해 배상 요구에 '맞배상'하라고 응수했다. 이란 지도부도 군 수뇌부를 대거 교체하고 내부 결속을 주문하며 대응 태세를 다지고 있다.
트럼프, 미군의 호르무즈 통제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지금 열려 있다"며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유일한 곳은 미 해군"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해협에 "철벽 같은 봉쇄선"을 구축했다며 "우리가 들여보내고 싶은 사람은 들여보내고 있다. 그들은 들어오고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가끔 기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조금 복잡하다"면서도 "우리는 기뢰를 찾아내고 있으며 해협 전체를 소해(掃海)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이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및 제재 해제,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 군사적 공격 중단 등을 요구한 데 맞대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어떠한 협상이나 회담에서도 그것(배상 요구)은 언급된 적이 없다"면서도 "흥미로운 생각이다. 이제 나도 마찬가지로 이란에 배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도로변 폭탄과 각종 분쟁을 통해 죽거나 다치게 한 사람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년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거론했다.
또 2000년 예멘 아덴항에서 발생한 미 해군 구축함 USS 콜호 폭탄 테러 희생자 유가족도 배상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공격으로 미군 장병 17명이 숨졌다. 다만 미 연방수사국(FBI)은 해당 공격을 알카에다 소행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란의 책임이 확인된 사건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살해한 사람들의 유가족에게도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모든 협상에서 이 문제를 확고하게 제기하라고 협상 대표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건재 과시…군 수뇌부 개편
미국과 이란이 배상 요구까지 주고받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의 간극이 커지는 가운데 이란 지도부는 내부 결속과 군 지휘체계 정비에 나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내무부에서 열린 정치권 인사들과의 회의에서 최고지도자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약 7시간 동안 면담했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그의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으며 여러 지침을 제시했다"면서 "나는 우려와 문제점을 말했고 그는 내 이야기를 편안하게 경청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국민의 생계와 고용, 주택 문제를 비롯해 서방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국내 정치 상황 등을 논의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가 가장 강조한 것은 "단결과 결속 유지"였다고 전했다.
이번 발언은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 취임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 상태를 둘러싼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5일 국영방송 대담에서 "현재 새로운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 이란 반체제 매체를 중심으로 모즈타바의 건강이 위중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모즈타바는 이날 군 지휘부에 대한 대규모 인사도 단행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알리 압돌라히 소장을 신임 이란 공화국군 총참모장으로 임명했다. 압돌라히 소장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사망한 압돌라힘 무사비 전 총참모장의 후임이다.
이란군 부총참모장에는 키요마르스 헤이다리 준장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에는 아흐마드 바히디 소장을 각각 임명했다.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에는 모스타파 이자디 소장, 혁명수비대 해군사령관에는 알리 아즈마에이 소장, 바시즈 민병대 수장에는 후세인 타에브가 각각 기용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소득 상관 없이 50만원씩, 4인가족이면 200만원"...
모즈타바는 새 군 지휘부에 군과 바시즈 민병대의 방어·안보 역량과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재래식 군사 위협뿐 아니라 인지전과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군 합동참모부와 중앙사령부의 통합 과정도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