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710조원 AI 자금 조달 나선다…월가 총출동
아폴로·블랙스톤·블랙록·골드만 등 참여
투자금은 다시 GPU 구매로
AI 투자 '순환금융' 우려
엔비디아가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000억달러(약 710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반도체 등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지자 엔비디아가 반도체 공급자를 넘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조달의 핵심축으로까지 역할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엔비디아가 고객사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해당 자금이 다시 엔비디아 칩 구매로 이어지는 이른바 '순환금융'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블랙스톤, 블랙록, 브룩필드자산운용, 골드만삭스, KKR 등 미국 주요 금융사들과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엔비디아와 금융사들이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르면 이날 관련 내용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FT도 이들 금융그룹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AI 인프라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5000억달러를 하나의 공동펀드로 조성하지 않고 여러 금융사가 각각 다른 금융수단을 활용해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향후 조달 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AI 경쟁이 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반도체 등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급증하자 테크 기업들은 주식 발행뿐 아니라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회사채, 사모대출, 자산유동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메타와 MS, 알파벳, 아마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6~2028년 AI 인프라에 총 3조500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짐 젤터 아폴로 사장은 최근 AI 인프라 구축에 앞으로 8조달러가 넘는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 칩도 팔고 자금도 지원…순환금융 우려도
엔비디아 역시 고객사들의 AI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직접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구축되는 10GW 규모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용량을 임차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달러 규모의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 같은 구조는 엔비디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건설과 컴퓨팅 자금 조달을 지원하면 고객사는 확보한 자금으로 엔비디아 GPU를 구입하고, 이는 다시 엔비디아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거래가 AI 시장의 수요와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릴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엔비디아가 투자하거나 자금 조달을 지원한 업체들이 다시 엔비디아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면서 자금이 AI 생태계 내부에서 순환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의 이 같은 순환형 거래가 AI 산업의 수요와 기업가치를 부풀리고 있다는 일부 투자자의 우려를 전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SK그룹과의 협력도 확대하면서 양측이 5000억달러가 넘는 사업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신용 위험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WSJ가 채권 가격정보업체 솔브(Solve)를 인용한 데 따르면 엔비디아 회사채와 동일 만기 미 국채 간 금리 차이는 지난 6월 이후 두 배로 확대돼 약 0.40%포인트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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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00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이 현실화하면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조달, 금융까지 연결하는 AI 인프라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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