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홍 CJ 4D플렉스 PD
실제 촬영공간 그대로 스크린에
韓 특별관 기술 할리우드 공략
"장르 불문 모든 개봉작에 공급이 목표"

문수홍 CJ 4D플렉스 PD/CJ CGV.

문수홍 CJ 4D플렉스 PD/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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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스크린X' 작법이 바뀌었다. 완성된 영화를 손보는 후반 기술에서, 프리프로덕션부터 참여하는 사전 설계 기술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그 전환점이다. CJ 4D플렉스 PD들이 지난해 영국 촬영 현장에 투입돼 스파이더맨이 건물 사이를 거미줄로 날아다니는 웹스윙 장면과 도심 액션 장면을 스크린X용으로 별도 촬영했다. 한국 특별관 기술이 할리우드 제작 공정에 파트너로 들어간 첫 사례다.


사전 촬영의 핵심은 정보량이다. 문수홍 PD는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전보다 훨씬 넓은 화각으로 소스를 확보해 실제 촬영 공간을 그대로 옮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추정해 재구성하던 기존 작업이, 촬영된 데이터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바뀐 셈이다.

인력 운용은 오히려 최소화됐다. 본편 촬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게 최우선 과제였던 만큼, 현장에 최소 인원만 투입됐다. 통상 본편 제작진에게 스크린X 포맷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지만, 그럴 필요도 거의 없었다. 오히려 현지 스태프들이 먼저 관심을 보이고 작업을 도왔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크린X 포스터/CJ CGV.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크린X 포스터/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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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정보가 연출 의도와 항상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다. 후반부 진 그레이(세이디 싱크) 감금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스크린X 팀은 양쪽으로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것처럼 연출했지만, 제작진은 더 좁고 답답한 느낌을 원했다. 문 PD는 "스크린X는 광활한 공간감을 연출하는 데 탁월하지만, 반대로 관객을 밀폐된 3면 공간 속에 가두는 듯한 고립감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장 영역에 벽 구조를 더하고 밝기와 공간감을 조절해 고립감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원리는 다른 신에도 적용됐다.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신경이 과민해지는 장면에서 좌우 스크린에 노이즈와 빠른 화면 전환을 적극적으로 넣어 감각의 혼란을 증폭시켰다. 문 PD는 "사이드 화면이 본편에 대한 집중과 몰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안에서 평소보다 과감한 연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파커가 웹스윙으로 MJ(젠데이아 콜먼)를 집에 데려다주는 장면에선 정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배경인 도심을 인물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처럼 스케일과 원근감을 조정해, 넓은 도시 한가운데 두 사람만의 공간이 만들어진 듯한 느낌을 부여했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컷.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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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클라이맥스인 그레이의 초능력 장면은 이런 접근이 가장 정교하게 응축된 지점이다. 초능력 효과와 주변 인물들의 움직임을 좌우 스크린까지 자연스럽게 확장해야 했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구현이 까다로웠다. 문 PD는 "본편 제작팀이 쓴 이펙트 소스를 스크린X 화면에도 그대로 쓸 수 있어 몰입감을 끌어올린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정도 협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2021년 CJ 4D플렉스에 합류할 당시만 해도 문 PD는 할리우드 제작사에 작업을 맡겨 달라고 설득해야 하는 처지였다. 브랜드 인지도와 제작 품질에 대한 믿음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촬영 단계까지 협업을 확장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로 신뢰를 쌓은 끝에, 마블스튜디오로부터 작업 범위 확대를 끌어냈다. 문 PD는 "이번 스파이더맨 프로젝트 자체가 스크린X의 가장 큰 전환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마블스튜디오 측 반응도 이를 뒷받침한다. 문 PD는 "마블 측에서 'Shot for SCREENX(스크린X 전용 촬영)'의 가치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이야기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의 모든 스크린X 타이틀에 프리프로덕션 단계 참여를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받았다"고 전했다.


스크린X 홍보 포스터/CJ CGV.

스크린X 홍보 포스터/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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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성과는 이 흐름에 힘을 싣는다. 이 영화는 개봉 전 스크린X 사전 예매량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현재도 매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상영을 포함한 누적 관객 수는 지난 10일까지 609만950명으로, 올해 박스오피스 2위에 해당한다.


이런 기세는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촬영 단계부터 스크린X 구현을 염두에 둔 할리우드 작품 세 편이 이미 촬영을 마쳤거나 후반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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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확장은 상영관 저변과도 맞물린다. 전 세계 스크린X 상영관이 2020년 320개에서 올해 51개국 480개로 늘었다. 문 PD는 "장르와 관계없이 극장에서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스크린X로 공급하는 게 목표"라며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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