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토끼 천국'에 멧돼지 출몰하더니…급기야 사냥까지
日 토끼섬 오쿠노시마 멧돼지 개체 수 늘어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영향 줬을 가능성"
야생 토끼의 천국으로 꼽히는 일본 유명 관광지에서 돌연 멧돼지가 늘어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멧돼지들은 관광객이 남기고 간 음식을 먹어 치울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토끼까지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현 다케하라시에 위치한 오쿠노시마에서는 최근 야생 멧돼지가 출몰해 살아있는 토끼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멧돼지가 토끼를 잡아먹는 장면이 포착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오쿠노시마는 세토나이카이 국립공원에 있는 직경 약 4㎞의 무인도다. 1970년대 외부에서 유입된 굴토끼가 야생화하면서 급격히 개체 수를 불려, 현재는 500마리 이상의 야생 토끼가 서식하는 '토끼 천국'이다. 이 때문에 토끼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이색 관광지로도 유명해졌다. 현재 연간 약 20만명의 관광객이 토끼섬을 찾는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야생 토끼들에게 건넨 먹이 중 남은 음식물에 야생 멧돼지들이 이끌리기 시작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원래 오쿠노시마에는 멧돼지가 서식하지 않았지만, 약 15년 전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국은 멧돼지들이 바다를 헤엄쳐 섬으로 건너왔다가, 관광객들이 토끼에게 주려고 가져온 채소 등을 먹으면서 개체 수를 늘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 관측 팀은 지난 2024년 3월 선착장 인근에서 멧돼지가 수컷 토끼를 공격한 뒤 사체를 입에 문 채 숲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멧돼지에게 잡아먹힌 것으로 추정되는 토끼 사체도 발견됐다. 멧돼지가 죽은 토끼의 사체를 먹는 사례는 종종 보고된 바 있으나, 살아있는 토끼를 공격해 잡아먹는 사례는 해외를 포함해 이번이 최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네코 신고 후쿠시마대 보전생태학 교수는 매체에 "(관광객의) 먹이 주기가 결과적으로 멧돼지의 정착을 촉진했고, 지금까지 관찰되지 않았던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韓,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3배 뛰고 40%...
일본 환경성은 현재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현지 관광협회 등과 함께 '오쿠노시마 미래 만들기 실행위원회'를 결성하고, 관광객들에게 남은 토끼 먹이를 반드시 회수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