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은 "개인 일탈", 배후는 "판권 노린 세력"…'1000억' 호카 판권 어디로?
"녹취 짜깁기·편향 보도로 계약 해지"
대기업 배후설 주장도
호카 판권 향방도 '안갯 속'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사 조이웍스 조성환 전 대표가 지난해 발생한 폭행 사건에 대해 "분명한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그는 사건 배후에 호카의 한국 판권을 노린 내부 세력과 외부 기업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폭행은 개인 간 충돌이지만, 사건이 조이웍스의 호카 판권을 빼앗기 위해 기획됐다는 주장이다.
조 전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사유를 불문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법적·도덕적 책임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 측은 피해자 2명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고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조성환 조이웍스 전 대표가 10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조 전 대표는 "폭행은 명백한 제 잘못"이라면서도 "조이웍스 판권을 겨냥한 기획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권재희 기자
다만 조 전 대표는 폭행과 조이웍스 법인의 책임은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서 비롯된 개인 간 충돌"이라며 "법인의 의사나 업무와 동일시할 수 없고, 대표 개인의 사적 행위를 이유로 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사건의 배경에는 호카 판권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조이웍스의 독점 판권을 빼앗기 위해 소수의 내부 세력과 외부 세력이 결탁한 것"이라며 "내부 세력이 사건을 사전에 모의하고 녹취를 준비한 뒤 언론에 제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들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며 동업 관계에 있었다는 손나자용 풀라르 대표도 참석했다. 손 대표는 "피해자들이 사건 전부터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 '맞으러 간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진술과 자료를 공증해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 측은 피해자들과 조이웍스 전·현직 직원들이 내부 사업 자료를 공유한 정황이 담겼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조 전 대표는 "8년간 20배 이상 성장시킨 브랜드를 대기업들이 가져가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며 "그들과 폭행을 유도한 이들이 연결돼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해지 후 약 30개 업체가 데커스 본사와 접촉한 것으로 안다며 "계약 해지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기업이 어디인지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조 전 대표 측은 외부 대기업이 폭행 사건의 기획이나 유도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 전 대표는 최초 방송보도도 편파적으로 짜깁기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올해 1월 MBC의 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조 전 대표는 "전체 맥락이 배제된 채 녹취 일부가 의도적으로 편집됐다"며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과 이유없는 폭행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최초 보도에서 '하청업체'라고 표현한 부분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경쟁업체'로 정정됐다.
이돈호 변호사는 "이미 사건 발생 10개월 전부터 조이웍스와 케이브웍스 간 거래 관계가 종료돼 갑을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언중위를 통해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였음이 인정돼 정정보도가 이뤄졌다"고 했다.
또 보도 직후 MBC 기자가 데커스 본사에 직접 계약해지여부를 질의했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연 1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고도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이 조이웍스를 떠난 만큼 이번 기자회견이 경영복귀나 호카 판권 재계약 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8년간 국내 최고의 러닝·아웃도어 전문가들과 함께 호카를 키워왔다"며 "제 개인의 불찰로 시작된 사건이 아무 관계 없는 직원들과 가족들의 생계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제 잘못은 제가 반드시 짊어지고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면서도 "그 벌을 직원들이 대신 받게 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호카 브랜드 소유사인 미국 데커스브랜즈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냈다. 조 전 대표는 "이 일은 조성환 개인의 일"이라며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직원들이 일터를 잃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커스 역시 왜곡된 보도와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며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저희 직원들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하루 한 끼로 버티며 월 350만원 주식 올인"…'파...
한편 호카의 국내 사업은 조이웍스가 계속 운영하고 있다. 미국중재협회 산하 국제분쟁해결센터(ICDR)는 데커스가 신규 한국 총판을 선임하지 못하도록 긴급명령을 내렸다. 다만 이는 본안 판정 전까지 기존 상태를 유지하는 임시 조치로, 조이웍스의 판권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