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2세기 난파선 추정
와인 운반용 '드레셀 1A' 대거 발견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2000년 넘게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 로마 시대 난파선이 발견됐다. 난파선 주변에서는 와인 등을 운반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백 개의 항아리가 함께 발견돼 고대 지중해 교역망을 연구할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연합뉴스는 AFP 등 외신을 인용해 난파선이 시칠리아 서부 마자라 델 발로 해안에서 약 3마일(4.8㎞) 떨어진 해상의 수심 46m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시칠리아 해저 난파선에서 발견된 항아리. 이탈리아 경찰

시칠리아 해저 난파선에서 발견된 항아리. 이탈리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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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난파선을 최초 발견한 이는 어부이자 프리다이버인 자코모 데 몰라다. 데 몰라는 동료 이고르 비술리와 함께 소나 장비로 해저를 살피던 중 바위처럼 보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직접 잠수해 확인한 결과 그의 눈앞에는 바위가 아닌 수백 개의 고대 항아리가 펼쳐져 있었다. 그는 이후 발견 사실을 시칠리아주 해양 문화유산 당국에 신고했다.

데 몰라는 당시 상황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대한 검은 물체에 접근했다가 수많은 항아리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발견을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으로 표현했다.


이후 팔레르모 카라비니에리 문화 유산보호대와 시칠리아주 해양 문화유산 감독기관, 메시나 수중 카라비니에리 등이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해저에는 수백 개의 암포라(amphora·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운송용 항아리)와 함께 납으로 만들어진 대형 닻 부품 2개와 또 다른 납 구조물이 확인됐다.

항아리는 대부분 '드레셀 1A'형으로 파악됐다. 드레셀 1 계열은 로마 공화정 후기 이탈리아산 와인을 지중해 각지로 운송하는 데 널리 활용된 대표적인 운송용 항아리다. 드레셀 1A는 대략 기원전 2세기 후반부터 기원전 1세기 중반까지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난파선의 추정 연대와도 들어맞는다.


현지 보도와 최초 발견자의 설명에 따르면 해저에 형성된 항아리 적재층은 길이 약 21m, 너비 6m에 이르고 높이도 2m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이 드레셀 1A형이지만 람볼리아 2형과 북아프리카 계열로 추정되는 항아리, 신(新)푸닉계 항아리 등도 확인돼 당시 지중해를 오간 교역품과 항로를 밝힐 자료로 주목된다.


알레산드로 줄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번 발견을 "최근 몇 년간 가장 중요한 수중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난파선이 고대 지중해를 오간 사람과 항로, 교역의 흔적을 보여준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난파선의 역사를 밝혀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탈리아 당국은 당분간 난파선과 주변 유물에 대한 추가 촬영과 기록, 고고학적 분석을 진행하는 한편 도굴이나 훼손을 막기 위한 보호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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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탈리아 해역에서 고대 로마 시대 난파선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는 로마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치비타베키아 앞바다 수심 약 160m에서 기원전 1~1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화물선이 발견됐다. 당시에도 선박 주변에서는 대부분 온전한 상태의 드레셀 1B형 암포라 수백 개가 확인됐다. 항아리 적재 구역은 폭 약 12m, 길이 약 17m였으며 당국은 선박 길이가 20m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심이 깊어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과 소나 등을 동원해 조사했다. 또 2025년 6월에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 갈리폴리 인근 이오니아해에서 서기 4세기 무렵의 로마 상선이 발견되기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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