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해프닝' 수습에 쓴소리
누리꾼 사이서 조롱 밈도 확산
황희 "상처와 실망 드려 책임 느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황희 의원의 이른바 '버스 하우스' 논란을 '해프닝'으로 규정한 당의 대응을 정면 비판했다. 청년 주거 문제를 건드린 사안인 만큼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일 박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황 의원의 '버스 하우스' 제안을 두고 "적절치 못한 사례를 글에 올려 특히 청년들과 학생들을 자극했다"며 "닥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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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번 논란을 '해프닝'으로 설명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그게 왜 해프닝이냐. 잘못"이라며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원내대표는 황 의원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태도가 있어야 2030 세대도, 국민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만히 있고 해프닝이라고 그걸 넘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논란은 황 의원이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버스-하우스(Bus House)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발발했다. 황 의원은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보트하우스 사례를 거론하며 폐버스를 활용할 경우 비교적 빠르게 임시 주거시설을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황 의원은 당시 리모델링 비용을 버스 한 대당 약 5000만원으로 가정하면 1만 세대를 조성하는 데 약 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내놨다. 대학가나 지하철역 주변 공간을 활용하고, 개조 방식에 따라 이동형이나 트레일러형 주거시설로 만드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SNS

황 의원은 당시 리모델링 비용을 버스 한 대당 약 5000만원으로 가정하면 1만 세대를 조성하는 데 약 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내놨다. 대학가나 지하철역 주변 공간을 활용하고, 개조 방식에 따라 이동형이나 트레일러형 주거시설로 만드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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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의원은 당시 리모델링 비용을 버스 한 대당 약 5000만원으로 가정하면 1만 세대를 조성하는 데 약 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내놨다. 대학가나 지하철역 주변 공간을 활용하고, 개조 방식에 따라 이동형이나 트레일러형 주거시설로 만드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그러나 제안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청년 주거난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는 비판이 빠르게 퍼졌다.


특히 집값과 월세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주택 공급 대신 폐기 예정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제안한 것이 청년세대의 현실을 가볍게 바라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누리꾼은 "의원부터 직접 살아보라"는 취지의 반응과 함께 버스 하우스를 풍자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황 의원이 제안을 올린 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논란은 곧 인터넷 밈으로도 번졌다. 온라인에서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 이름에 버스나 이동 수단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결합한 '가상 아파트'들이 등장했다. '한남더힐'을 패러디한 '한남 더 휠', '아크로리버파크'를 변형한 '아크로 리버스 파크', '반포자이'를 비튼 '반포터 자이' 등이 대표적이다. '더퍼스트 무빙캐슬'이라는 이름이 붙은 버스 하우스 이미지도 공유됐다.

논란은 곧 인터넷 밈으로도 번졌다. 온라인에서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 이름에 버스나 이동수단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결합한 '가상 아파트'들이 등장했다. SNS

논란은 곧 인터넷 밈으로도 번졌다. 온라인에서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 이름에 버스나 이동수단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결합한 '가상 아파트'들이 등장했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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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정책 제안 자체를 넘어 정치권의 청년 감수성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황 의원의 제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불가능하다"며 "해프닝"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이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상처를 입힌 데 대해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은 당의 이 같은 대응이 오히려 청년층의 반발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공개적인 사과와 경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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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황 의원도 이날 직접 고개를 숙였다. 황 의원은 10일 SNS에 "버스 하우스 제안에 대해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주도 주택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의 임시 주거비 부담을 덜어보자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민 기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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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주거 당사자인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상처와 실망을 준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청년들의 현실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실질적인 주거 대안을 마련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황 의원은 당초 이날 오후 '버스 하우스' 논란에 대한 입장과 주택 정책 대안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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