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방시혁, 쿠팡 등 주요 사건 장기화
10월 이후로는 수사 결론 전적으로 경찰 몫
경찰 "현재 할 수 있는 수사 계속하고 있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차남 취업 청탁 의혹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사건, 쿠팡 개인정보 유출 등 경찰 수사력의 가늠자로 꼽혔던 주요 사건들의 수사가 거듭 지연되고 있다. 오는 10월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로는 사실상 경찰이 수사의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만큼 일각에선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0일 정례 간담회에서 '주요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지연되다가 검찰이 폐지되면 수사 범위가 바뀌는 등 영향을 받지 않느냐'는 지적에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 시점을 고려해 수사하고 있지는 않다"며 "현 시점에 경찰이 할 수 있는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뇌물수수 등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4월 5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 등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4월 5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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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검찰청이 사라지고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된다. 개정안 시행 전까지 송치된 사건은 최대 90일 동안 계속 수사를 허용하는 경과 규정을 두고 있지만, 경찰 수사가 법 시행 이후까지 지연된다면 수사의 최종적인 결론은 전적으로 경찰이 내리게 된다. 경찰은 주요 사건들의 수사 지연과 일각에서 제기하는 '봐주기 의혹'으로 비판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 의원과 그 차남에 대해 제기된 다수의 의혹이다. 경찰은 김 의원이 차남 김모씨의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에 관여한 혐의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을 청탁한 사건 등을 두고 1년 가까이 수사해왔지만, 수개월째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왔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달 초 "큰 틀에서 대부분 다 정리됐고 조만간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도 세부적인 부분을 촘촘히 수사하고 있고 막바지 단계"라며 "수사에 필요한 사항들이 조금씩 나오는 단계라 세부적으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본청과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도 나왔지만 "긴밀히 협조하고 있고 우려할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지난해 12월부터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8개월째 법리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첫 압수수색부터 따지면 1년이 넘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까지 겹치면서 수사가 더 지연됐다. 박 청장은 "법리적 판단에 대한 의견들이 있고 이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했던 부분과 그 법리적 판단에 대해서도 충실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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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외교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지만, 국제공조에 막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박 청장은 "해외 체류 중인 피의자와 관련한 국제공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며 "저희도 계속해서 형사사법 공조나 범죄인 인도를 위한 인터폴 공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수사와 기술적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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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개인정보 약 3000만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한 뒤 연말 압수수색을 거쳐 80명 넘는 규모의 전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그러나 피의자가 중국으로 도주한 뒤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2월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를 연달아 불러들여 조사한 과정은 한미 관세 협상 등 통상 현안의 갈등 요인을 만들기도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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