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 법안을 수정하기로 한 만큼 투자자 선택은 넓혀주면서 편법으로 회사 가치를 깎아 세금을 줄이려는 행위만 정확히 차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다시 설계하길 바란다.


ISA는 원래 오랫동안 돈을 모아 자산을 불리라고 만든 계좌다. 그런데 개편안은 쓰지 않은 납입한도의 이월을 막고 계약기간도 제한해 오히려 장기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청년이나 자영업자처럼 여유 자금이 들쭉날쭉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경직된 규칙이 장기 투자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납입과 보유의 유연성을 높이고 오래 투자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가 취지에 맞다.

국내 투자를 늘리고 싶다면 보상이 먼저다. 국내 투자만 가능한 새 ISA를 만들면서 기존 계좌의 선택권까지 줄이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금을 억지로 묶어두기보다 투자자가 스스로 국내 시장을 선택하도록 해야 지속 가능한 생산적 금융이 된다.


'주가 누르기 방지'도 같은 원칙으로 가야 한다. 대주주가 상속·증여세를 줄이려고 일부러 회사 가치를 낮춰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는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일정 기간 주가가 유독 낮았다는 결과(저 주가순자산비율(PBR))만으로 편법 여부를 판단하면 업황 부진 등 정상적인 이유로 저평가된 기업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그 기간만 잠깐 관리해서 규제를 피해 가는 기업도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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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주가가 낮았는지보다 실제로 회사 가치를 훼손한 행동이 있었는지를 봐야 한다. 승계를 전후한 배당·자사주 정책이나 내부거래 등에 비정상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되,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는 분명한 예외를 둬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아닌지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 이번 재검토의 원칙은 간단하다. 선량한 투자와 정상적 기업 활동은 넓게 보장하고, 제도의 틈을 타 이익을 챙기려는 행위만 정확히 겨냥해 차단하면 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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