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대신 ‘얼리는 치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 냉동치료 확대
2024년 도입 후 암환자 104명 치료 성과
간·폐·신장암 적용…부울경 유일 의료기관
고령이나 기저질환으로 수술대에 오르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암을 얼려 제거하는' 최소침습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암 냉동제거술 도입 2년여 만에 시술 100례를 넘어섰다. 수술 부담이 큰 환자들을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부·울·경 지역 암 치료의 선택지를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장 정승필)은 2024년 암 냉동제거술(Cryoablation)을 도입한 이후 지난달 31일 기준 모두 104명의 암 환자를 치료하며 시술 100례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암 냉동제거술은 CT나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종양에 가느다란 치료침을 삽입한 뒤 영하 40도 이하의 극저온으로 암세포를 얼려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절개 범위가 작고 냉동 과정 자체가 마취 효과를 내기 때문에 통증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상으로 치료 범위를 확인하면서 종양을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회복 기간도 짧아 고령 환자나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치료한 104명을 암종별로 보면 간암과 간전이암이 58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장암 29명, 원발성 폐암·재발암·폐전이암 17명 순이었다.
한 번의 시술로 두 개의 병변을 동시에 치료한 사례도 8건에 달했다. 환자의 시술 횟수와 치료 부담을 줄이면서 병변의 위치와 크기, 환자의 전신 상태에 맞춰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상의학과 최현욱 주임과장은 "암 냉동제거술은 고주파나 극초단파 치료와 비교해 통증이 매우 적고, 치료 범위를 영상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종양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필요한 경우 반복 시술도 가능해 환자 상태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폐암 분야에서는 흉부외과와 영상의학과의 협진이 치료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대상은 고령이거나 폐기능 저하, 심폐질환 등 기저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운 초기 폐암 환자다. 현재는 주로 4cm 이하의 원발성 폐암과 재발암 등을 대상으로 냉동제거술을 시행하고 있다.
흉부외과 김재현 주임과장은 "고령이거나 폐기능 저하, 심폐질환 등 기저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운 초기 폐암 환자들이 주요 치료 대상"이라며 "현재는 주로 4㎝ 이하의 원발성 폐암이나 재발암 등을 치료하고 있으며, 원발성 폐암에 대해 적극적으로 냉동제거술을 시행하는 기관은 전국적으로도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술보다 냉동제거술이 적합한 경우 영상의학과에 의뢰하고 있으며, 시술 이후에도 흉부외과에서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며 협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장암에서도 냉동제거술은 수술 부담이 큰 환자들에게 또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되고 있다.
신장암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비교적 이른 단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고령 환자에게 전신마취와 수술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특히 3㎝ 이하의 초기 신장암 환자에게 국소마취로 시행할 수 있는 냉동제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비뇨의학과 구자윤 과장은 "신장암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초기암이 많지만, 고령 환자의 경우 전신마취와 수술 자체가 부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3cm 이하의 초기 신장암에서는 국소마취로 시행할 수 있는 냉동제거술이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소 신장암에서는 수술이나 냉동제거술과 같은 국소 치료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이라며 "특히 냉동제거술은 고주파 열치료보다 주변 조직 손상이 적고 통증이 적으며 국소마취로 시행할 수 있어 전신마취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간암과 간전이암 역시 냉동제거술의 주요 치료 대상이다. 다양한 암종에서 시술 경험이 축적되면서 환자의 상태와 병변의 특성에 따라 수술, 열치료, 냉동치료 등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폭도 넓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냉동치료침이 비급여 항목으로 남아 있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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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주임과장은 "냉동제거술은 아직 냉동치료침이 비급여여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일부 남아 있지만,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학제 협진을 통해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현재 부울경 지역에서 암 냉동제거술을 시행하는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수도권에서는 이른바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폐암 냉동치료의 경우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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