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전력대전환]①"韓, 8000억달러 전력망 참여를"
까으 아세안 사무총장 “韓, 장기 8000억달러 아세안 전력망 투자해달라”
“2045년 에너지 수요 2.6배…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미포함”
AI·제조업 확산에 APG 본격화…전력 여유국과 수요국 잇는 초국경 인프라
SMR도 에너지 믹스 대안 부상…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관심
해저케이블·전력기기·원전 기술 강점 가진 韓기업에 새 시장 열릴 전망
까으 끔 후은(Kao Kim Hourn) 아세안 사무총장이 한국에 8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시장 참여를 요청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 확산으로 동남아시아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국가 간 전력망을 연결하는 아세안 파워그리드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전원 확보가 아세안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까으 사무총장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세안 사무국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아세안에너지센터(ACE)의 연구에 따르면 아세안의 에너지 수요는 지금부터 2045년까지 2.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디지털경제 기본협정(DEFA)에 따라 필요해질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 확산이 본격화되면 실제 전력 수요는 전망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아세안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별 전력망을 연결하고 재생에너지를 공유하는 아세안파워그리드(APG)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까으 사무총장은 "APG는 지역의 잉여 에너지, 특히 재생에너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이라며 "장기적으로 약 8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며 한국이 이 사업에 투자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APG는 전력 공급 여력이 있는 라오스 등 메콩강 지역과 데이터센터·제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커지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수요처를 연결해 역내 에너지 안보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APG는 지난해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철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는 APG를 "매우 큰 야심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이 대사는 "전력망을 연결하면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PG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금융 조달이 관건이다. 이 대사는 그동안 사업이 구상 단계에 머문 이유로 "파이낸싱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뚜렷한 솔루션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데이터센터와 원전 논의, 국제 금융기관 참여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업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APG는 한국 기업에도 큰 기회다. 초고압 송전, 해저케이블, 변전 설비, 전력 제어 시스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 거래 플랫폼까지 연결되는 대규모 인프라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한전의 전력망 운영 경험과 LS전선·대한전선 등 국내 전력케이블 기업, 전력기기 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세안이 전력망 연결과 함께 주목하는 또 다른 축은 원자력이다. 까으 사무총장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회원국이 원자력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소형모듈 원자로(SMR)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까으 사무총장은 "올해 겪은 에너지 위기로 인해 원자력 에너지 도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APG와 SMR 논의의 핵심 국가다. 전력 수요는 크지만, 도시국가 특성상 국토 제약으로 자체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간 시우 황 싱가포르 외교부 국무장관은 한국 기자단과 만나 한·싱가포르 차원을 넘어 한·아세안 에너지 협력이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구축 협력 필요성, SMR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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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싱가포르는 SMR 도입을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 간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정부에서 아직 결정한 사항은 없다"며 안전성과 공간, 기술 적합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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