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추가 요구에도 "로 키 대응"…군사공격 대신 경제 압박(종합)
이란, 미군 철수·전쟁 피해 배상 등 요구
이란 물가상승률 77%…트럼프 "상황 지켜봐"
오만과 호르무즈 합의 임박
미국과 협상은 교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강경한 추가 요구에도 당장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기보다 경제 압박을 이어가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과 오만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이란이 미국에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하면서 미·이란 협상은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통화에서 이란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로 키로 대응하고 있다(We are low keying it)"며 "그들과 부분적으로 협상(semi-negotiating)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막대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돈이 없는 이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며 이란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이 최근 집계한 이란의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77%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군인들에게 지급할 자금조차 부족하며,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란 정권의 경제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데 대해서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잘 해결될 것"이라며 "항상 잘 해결되곤 한다. 이건 마치 체스 게임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날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이 오만과 추진 중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아직 최종 타결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악시오스 등 외신들은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은 추가 군사 공격보다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면서 이란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동 국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취소했다고 밝히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신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이후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통항로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해협 협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 대이란 제재 해제,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 등 6개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이는 앞서 미국과 이란이 마련한 종전 양해각서(MOU)보다 한층 강경한 조건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도 이날 테헤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재국들이 협상 재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MOU 위반 행위를 중단하고 위반 사항을 배상할 때까지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직접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만 주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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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이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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