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앞두고 미국에 역내 병력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면서도 실제 개방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6개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란은 미국에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와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 주변 지역에 배치된 해·공군 등 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또 미국의 '침략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과 함께 이란의 동결 자산을 조건 없이 해제할 것도 촉구했다.
이란의 역내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이란에 대한 모든 위협을 철회하라는 요구도 포함됐다.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미국이 행동을 바로잡을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재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보다 강경한 조건이다. 당시 MOU에는 미국이 최종 핵 합의 일정에 따라 대이란 제재를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란은 해협 재개방에 앞서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성명은 호르무즈 해협 인접국인 이란과 오만이 해협 통항 재개 방안을 협의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은 오만과의 협상이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강조하면서도 실제 해협을 다시 열지는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사르다르 모헤비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완전히 수용하고 역내 협상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의 조건"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전했다.
이란이 재개방 조건을 구체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NYT는 이 같은 요구가 이란과 오만의 합의를 통해 해협의 무역 흐름이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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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해협 통항량도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평균 10여척에 그쳐 전쟁 전 통행량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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