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구 작가 개인전 10∼28일
경주서 포항 어촌 여성 구술생애사,
설치미술·AI 영상으로 확장

경북의 자연과 한 어촌 여성의 삶에 남은 기억을 웹툰과 설치미술, 인공지능(AI) 영상으로 풀어낸 전시가 경주에서 열린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 웹툰 캠퍼스는 오는 10일부터 28일까지 경주 황리단길 경북 웹툰 캠퍼스 전시홀에서 정무구 작가 개인전 '모감주 꽃 나려시니-모감주 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모감주 꽃에 새긴 한 여성의 생애 웹툰으로 되살린 지역의 기억 포스터[사진=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모감주 꽃에 새긴 한 여성의 생애 웹툰으로 되살린 지역의 기억 포스터[사진=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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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천연기념물인 포항 동해면 발산리 모감주나무와 포항 어촌에서 살아온 여성의 실제 구술생애사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웹툰 원화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설치와 조형물, 인터뷰 영상, AI 기반 영상 콘텐츠를 결합해서 한 개인의 기억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기록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의 중심에는 단편 웹툰 '모감주 꽃 나려시니'가 자리한다. 작품은 포항 어촌 여성 임복득 어르신이 살아온 삶을 직접 들려준 구술생애사를 토대로 제작됐다.

모감주 꽃이 피는 계절에 두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상실과 슬픔, 그 시간을 견디고 다시 일상을 살아내는 회복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작가는 개인에게 남은 아픈 기억을 극적인 소재로 소비하기보다 지역의 자연물인 모감주 꽃과 연결해 삶의 시간과 기억을 담담하게 형상화했다.


해마다 피고 지는 모감주 꽃은 작품 속에서 한 여성의 생애를 관통하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한다. 개인의 기억과 지역 공동체의 역사가 자연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축적되는지를 웹툰이라는 대중적 장르를 통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 방식도 웹툰의 평면적 감상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전시장에는 웹툰 원화와 함께 모감주 꽃비를 형상화한 공간 설치작품 '골든 레인 아래에서'와 캐릭터 조형물이 배치된다. 실제 구술자의 육성이 담긴 인터뷰와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웹툰 영상도 함께 공개된다.


관람객은 그림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목소리를 듣고 공간을 거닐며 작품 속 인물의 삶과 기억을 따라가게 된다. 웹툰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설치미술과 영상, 실제 인물의 목소리로 이어지면서 서로 다른 매체가 하나의 서사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지역의 평범한 개인이 간직한 삶의 기억도 문화콘텐츠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나 유명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한 어촌 여성의 생애를 기록하고, 이를 포항의 자연유산과 연결함으로써 개인사와 지역사를 함께 들여다보도록 했다.


정무구 작가는 글과 그림을 통해 지역의 이야기와 일상을 기록해 온 창작자다. 딸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똑 단발 소녀'와 천연기념물 모감주나무 등을 소재로 웹툰과 그림책,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2024K-스토리페스티벌 우수 IP 피칭 우수상을 받았으며 안동 스토리스쿨 우수 IP에 선정되는 등 지역의 자연·인물·생활사를 창작 콘텐츠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수 콘텐츠진흥원장은 "지역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은 훌륭한 문화콘텐츠의 원천"이라며 "이번 전시가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를 웹툰이라는 친숙한 콘텐츠로 만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북 웹툰 캠퍼스를 중심으로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우수 콘텐츠를 지속해서 발굴·확산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경북 웹툰 캠퍼스 전시홀에서 무료로 진행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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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웹툰이 단순한 오락 콘텐츠를 넘어 지역의 기억을 보존하는 새로운 기록 방식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구술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그림과 공간, 목소리와 AI 영상으로 확장되면서 사라질 수 있는 개인의 기억을 지역 공동체가 공유할 문화적 자산으로 옮겨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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