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8곳 중 6곳, '15% 이상' 예상
씨티 "연간 경상흑자 4000억달러 이상" 전망
예상 뛰어넘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끌어
비IT 수출 회복엔 여전히 회의적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4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해외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전망치는 평균 14.7%로 집계됐다. 6월 말 14.0%보다 한 달 만에 0.7%포인트 높아졌다. 평균 전망치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韓 경상수지 전망 높이는 해외 IB…"올해 GDP 대비 15%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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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보면 IB 8곳 중 4곳이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전망치를 높였다. JP모건은 14.8%에서 19.7%로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13.0%에서 15.3%로, 노무라는 15.5%에서 15.7%로 각각 높여 잡았다. 씨티는 7월 말 기준 16.5%였던 전망치를 최근 18.5%로 추가 상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8곳 가운데 UBS(4.0%)와 골드만삭스(13.9%)를 제외한 6곳은 올해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1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15%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아일랜드가 15.7%로 가장 높았다. 노르웨이가 15.5%로 2위, 덴마크가 12.2%로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5.3%로 9위였다. 이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지난해 6.5%로 올랐고,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14.7%로 추정된다.

해외 IB들은 우리나라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5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씨티는 지난달 5일 보고서에서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전망치를 18.5%로 상향 조정하며,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40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사상 최초로 3000억달러 달성이 유력한 가운데 이를 크게 웃돌아 4000억달러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BNP파리바 역시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3832억달러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인 1231억달러를 넘어섰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를 2500억달러로 내다봤다. 씨티와 BNP파리바는 내년 흑자 규모도 각각 4298억달러와 3147억달러로 예상해, 2년 연속 높은 수준의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기록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배경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있다. 씨티는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분기별 증가율은 3분기에 203%까지 치솟은 뒤 4분기부터 기저효과로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대형 반도체 구매자 간 5년 연동 장기공급계약(LTA)이 강력한 반도체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 기조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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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IB는 반도체 수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비IT 수출의 회복 여부에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무라는 올해 7월 수출 증가 품목이 확대됐지만, IT 품목이 전체 수출 증가분의 69%를 차지해 수출 증가세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에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비IT 품목의 수출 개선 역시 물량 확대가 아닌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HSBC 역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비IT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수출 회복세가 비IT 부문으로 확산돼야 내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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