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부다성 등 야간 조명 소등
다뉴브강 수위 하락…냉각수 부족에 원전 중단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밤을 밝히던 대표적인 관광 명소들이 일제히 불을 끄기 시작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다뉴브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리자 헝가리 정부가 대대적인 절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외신들은 헝가리 정부가 수도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과 부다성, 세체니 다리 등 주요 관광 명소의 야간 경관 조명을 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평소 밤이면 다뉴브강을 따라 불빛을 내뿜던 건물과 다리가 모두 어두워진 상태다.
당국은 전력망에 부담이 이어지는 동안 주요 시설의 외부 조명을 끄는 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부다페스트를 찾은 관광객들은 평소와 달라진 야경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절전 조치의 배경에는 유럽을 강타한 폭염과 가뭄이 있다. 특히 다뉴브강의 수위가 크게 떨어지면서 헝가리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팍스 원전의 운영에도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팍스 원전은 다뉴브강에서 냉각수를 끌어와 원자로를 식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최근 강 수위가 한때 23㎝까지 내려가면서 냉각수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는 2018년 기록된 기존 최저 수위 33㎝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결국 팍스 원전은 출력 감축을 거쳐 전면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1982년 첫 원자로가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후 44년 만의 첫 전면 중단이다. 팍스 원전은 헝가리 전력 생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발전시설인 만큼 가동 중단은 국가 전력 수급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열차 멈추고 조명 끄고…헝가리 전방위 절전 총력전
헝가리 정부는 부족한 전력을 수입하는 동시에 기업과 가정에 전력 소비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출퇴근 시간대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일부 여객열차의 속도를 낮추는 한편, 공공건물의 장식 조명도 줄였다. 저녁 시간대 에어컨 사용과 전기차 충전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절전 효과도 일부 나타났다. 헝가리 정부는 하루 전력 수요가 약 70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팍스 원전 원자로 1기 이상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수년간 확대된 태양광 발전도 전력 수급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 국가인 루마니아도 다뉴브강 수위 저하로 원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르나보다 원전 역시 냉각수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원자로 가동 중단 가능성이 제기됐고, 당국은 원전 주변으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강바닥 암반을 폭파해 물길을 확보하는 긴급 작업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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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의 수량 감소는 전력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유럽의 라인강에서도 수위 저하로 화물선들이 적재량을 크게 줄여 운항하는 등 물류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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