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엔화 방어 위해 공동 시장 개입
베선트-가타야마 10차례 이상 논의
"엔화 약세 일부 해소 될 것"
"엔화 가치 약화 증명하는 꼴"
日에서도 의견은 엇갈려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엔화 방어를 위한 공동 시장 개입에 나섰습니다. 이례적인 대응에 시장도 술렁이고 있죠.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엔화 약세에 일본은 도움이 필요했다"며 이번 엔화 매수를 우정의 신호라고 했습니다. 미일 금리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미국 역시 엔저가 더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이번 공동 개입은 환율이 미국의 무역·산업 정책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기도 합니다.
당사국인 일본 내부에서는 여러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공동 개입 발표가 갑작스레 발표된 것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 입니다.
다만 이번 결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정이 아니라, 꽤 오랜 시간 양국이 담금질을 이어간 결과로 보입니다. NHK에 따르면 미일 통화 당국은 3개월 전부터 수면 아래서 이를 치밀하게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먼저, 달러당 160엔대 후반까지 엔화 약세가 진행됐던 지난 4월 30일, 일본 정부와 일본 은행(BOJ)은 엔화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12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을 방문합니다. 이때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과 베선트 장관이 회담을 가지는데요. 이 자리에서 사실상 미일 당국 간 공동 개입에 대한 조율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해요.
비밀리에 조율이 이뤄지는 사이에도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다만 양국은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6월 22일에도 온라인으로 베선트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고 하네요.
NHK는 "엔화 약세 시정을 위해 양국 모두 시간을 들여 꼼꼼히 준비를 진행해왔다"며 "개입을 실시할 시기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는데요. 이처럼 두 사람은 온라인 회담을 포함해 약 10회 정도 대화를 나누면서 의견을 조율했다고 합니다.
7월 말에는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있었고, 일본에서도 BOJ의 금융정책회의가 있었는데요. 이렇게 시장이 주목할만한 굵직한 일정이 이어졌지만 양국이 환율 시장에 공동 개입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양국 당국은 각국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함께,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발표 타이밍을 저울질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며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7월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 지폐를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양국의 공동 개입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2003년 외환 시장 개입을 도맡았던 일본 재무성의 전 국제국장 야마자키 타츠오는 NHK에 "나도 깜짝 놀랄 일이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환율은 시장에 맡긴다는 기조"라며 "정말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개입하지 않는다"고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환율 협력을 경제 안보의 일환으로 높였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한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은 틀림없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자산운용사들도 전략을 재수정하는 등 긴급 점검에 나섰다고 해요.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의 경우 원래는 엔화 약세를 고려하며 주식이나 채권을 운용해왔는데, 앞으로는 엔화 강세를 고려해 운용 방침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이번 공동개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SMBC닛코증권은 "이번 공동개입으로 투기로 인한 과열된 엔저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정도 엔화 약세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죠. 다만 미쓰비시 UFJ 증권에서는 "선진국은 원래 자국 통화의 가치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러나 공동개입이 이뤄졌다는 것은 결국 엔화가 본질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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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공동 개입이 '엔화 구하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서는 이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도 영향이 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미국이 앞으로 환율 문제를 새로운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시작한 만큼, 다른 교역국과의 환율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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